[방은희] '직업이 누드사진작가 라구요'
기사입력 1997년 06월 08일 14시 37분
개성파 여배우 방은희가 영화 `억수탕'（곽경택 감독, 제이콤 제작）에서 전라연기를 펼쳐 화제다.
부산의 공중목욕탕의 남탕과 여탕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해프닝을 코믹하게 그려내는 이 영화에서 방은희는 누드사진작가 황정미 역할을 맡고 있다. `억수탕'에서 일어나는 갖가지 해프닝을 관찰하다가 그곳에서 진솔한 삶의 소중함과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카메라를 평범한 사람들에게 들이대는 캐릭터다.
목욕탕에 들어서려면 옷을 벗어야 하는 게 당연지사. 더군다나 목욕탕 안의 나신들을 관찰하는 누드사진작가의 캐릭터로서는 전라 출연이 필요충분조건.
때문에 곽 감독을 비롯한 제작스태프들은 촬영에 들어가기에 앞서 방은희의 눈치를 살피며 "목욕탕의 리얼리티를 살리려면 전라출연이 불가피한데…"라며 말끝을 흐릴 수밖에 없었던 것. 그러나 방은희의 대답은 의외로 `시원하게' 터져나왔다.
"그럼 팬티라도 입을 줄 알았어요?"
방은희의 명쾌한 답변에 용기를 얻은 곽 감독은 목욕탕 안에서의 촬영을 일사천리로 진행시켰고, 방은희를 포함한 조연 및 단역배우들도 NG 한번 내지 않았다는 후문.
목욕탕 촬영중 압권은 쑥사우나 안에서 다른 사람들을 흘낏거리던 방은희가 "뭘 쳐다보느냐"는 30대 여인의 힐난에 깜짝 놀라 몸을 도사리는 장면.
바가지로 몸을 가리며 놀라는 방은희의 이 표정이야말로 `억수탕의 명장면'이라는 게 제작스태프들의 귀띔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