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명환] 쌍둥이만 만나면 '웬 실수'
기사입력 1997년 06월 06일 13시 51분
OB 2년생 투수 박명환（20）의 얼굴에 그늘이 드리워져 있다.
폭포수처럼 떨어지는 슬라이더도, 시속 145㎞의 묵직한 직구도 그대로지만 마운드 운영을 제대로 하지 못해 씁쓸한 연패행진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17일 잠실 LG전 이후 4연패, 그것도 3연승 뒤 기록한 슬럼프 행진.
더구나 지난 5일 LG전의 패배로 박명환은 96년 데뷔후 쌍둥이 타선에 6연패의 쓴잔을 들이키고 있다.
올시즌 3승 5패 방어율 4.53.
`승수에는 크게 연연하지 말자'고 다짐하지만 막상 마운드에 오르면 딴판이다.
5일 잠실 LG전에 선발 등판한 박명환은 2⅓이닝 동안 14타자를 맞아 6안타, 4구 1개, 2탈삼진, 4실점（2자책）하는 수모를 겪고 3회 강길용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주자가 나가면 성급한 피칭으로 화를 자초했다.
3회 1사 만루서 6번 김동수 타석 때 어이없이 높은 공을 백스톱에 꽂으며 역전을 허용했을 뿐만아니라 타자와 성급한 승부를 하다가 뼈아픈 적시타를 두들겨 맞고 결국 고개를 떨궈야 했다.
제구력 불안으로 인한 많은 투구수도 부진의 원인이다.
최일언 투수코치는 "초구를 스트레이트（직구）로 가져가지 않고 슬라이더에 의존하다 불리한 볼카운트로 몰고 간다. 최근엔 주자만 나가면 한점도 안내주려는 과욕까지 부린다. 4∼5회 고비만 넘기면 순조로운데 뜻대로 되지 않는 모양"이라며 스무살 에이스의 부진을 걱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