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대웅] 불곰의 꿈 '500회 출전'
기사입력 1997년 06월 05일 14시 50분
모래판의 `불곰' 황대웅(黃大雄．30．세경진흥)의 야망이 다시 불붙기 시작했다.
황대웅의 일차적인 목표는 씨름사상 최초의 500회 출전.
그는 해체위기를 맞은 소속팀 세경진흥의 심각한 경영난으로 지난 5월 밀양장사대회에 출전하지 못해 자칫 대기록 수립이 물거품이 될 뻔한 위기를 맞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달 23일 출범한 `세경 대책위원회'와 한국씨름연맹의 `긴급중재'로 오는 13일부터 시작될 남원장사대회에 출전할 수 있게 됨에 따라 새로운 마음으로 샅바를 졸라맸다.
현재 그의 출전횟수는 473회(310승 163패).
아직 남원대회 말고도 울산대회(7월11∼14일)와 천하장사대회(9월16∼18일．부산), 그리고 씨름올스타전(10월19일．서울)까지 남아있는 만큼 올해안으로 27차례 더 모래판에 오르는 것은 별다른 문제가 아니라는게 그의 생각이다.
남원대회를 마친뒤 소속팀 세경진흥의 거취가 분명하지 못한 것이 변수이기는 하지만 최악의 경우에도 팀이 공중 분해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그의 행보는 훨씬 가벼워진다.
오히려 걱정이 되는 것은 그동안의 훈련량이 충분치 못했다는 점.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유동적인 팀의 사정탓에 마음먹고 체계적인 훈련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무리 경기감각이 무뎌져도 일단 샅바를 매고 모래판에서 5시간만 땀을 흘리면 본래의 컨디션을 회복하는 적응력이 있어 대기록 달성에 대한 자신감은 어느때 보다도 강하다.
"꼭 500회 출전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동안 팀의 해체위기 속에서 헤아릴 수 없는 마음고생을 겪어온 동료들과 후배들에게 조그마한 위안을 준다는 생각으로 혼신의 힘을 다하겠습니다."
씨름판의 현역선수중 최고참이기도 한 그의 다짐은 아주 비장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