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A] 악동 로드먼 고삐잡혔나?
기사입력 1997년 06월 05일 14시 42분
`악동（惡童） 재탄생.'
NBA（미국프로농구） `황소군단' 시카고의 파워포워드 데니스 로드먼（36）.
지난 86년 프로무대에 데뷔, NBA 경력 11년째인 그는 온갖 기행（奇行）과 거친 매너로 악명을 떨쳐 왔다.
올시즌 로드먼의 악행은 플레이오프 들어 주먹다짐을 불사하고 심판에게 욕설까지 퍼붓는 등 절정에 달했다.
애틀랜타와의 플레이오프 1회전부터 마이애미와의 이스턴 컨퍼런스 결승까지 15개의 테크니컬파울을 받으며 3차례 퇴장당했던 것.
시카고가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하기까지 치른 13게임서 연속 테크니컬파울을 저지르는 진기록도 연출했다.
이때문에 농구 전문가들은 "시카고의 통산 5번째 NBA 챔피언 등극여부는 바로 로드먼의 `마음 다스리기'에 달렸다"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로드먼의 `좌충우돌'이 전적으로 팀전력에 해가 되는 것만은 아니었다.
매게임 로드먼과 매치업이 되는 상대는 그의 지저분한 플레이로 신경전에 휘말리게 되고 급기야 흥분에 빠져 제기량을 발휘하지 못하기 일쑤.
플레이오프에서 게오르그 무레산（워싱턴） 디켐베 무톰보,크리스천 래트너（이상 애틀랜타） 알론조 모닝（마이애미） 등이 줄줄이 `로드먼 살생부'에 올라 여지없이 희생양이 됐다.
그런 그가 지난 2일 （한국시간） 벌어진 유타와의 챔피언결정전 1차전에서 `순한 양'으로 돌변, 의문을 품게 했다.
테크니컬파울 행진에 종지부를 찍은데다 수비와 리바운드에서 거센 몸싸움도 자취를 감췄고 불같은 성격도 찾아볼 수 없었다.
그러나 로드먼의 이러한 변신은 일과성으로 그치고 다시 고삐풀린 황소의 면모를 되찾을 것으로 보인다.
로드먼은 4일 훈련을 마친뒤 "1차전에서 보인 얌전한 모습은 내겐 어울리지 않는다. 앞으로는 코트를 종횡무진 휘젓고 다니며 더욱 과격한 플레이를 펼치겠다"고 공언했다.
이번 챔피언결정전에서 로드먼은 유타 `우편배달부' 칼 말론과 공－수에서 1대1로 맞선다.
로드먼이 잠시 접어둔 마수를 뻗쳐 말론마저 고꾸라뜨릴 경우 시카고 정상정복은 그만큼 더 수월해질게 확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