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이주] 돌아온 효자 V물꼬 텄다
기사입력 1997년 06월 05일 14시 38분
작년초 수원 삼성으로 이적했다가 최근 일화로 되돌아 온 그가 4일 대전에서 벌어진 97프로스펙스컵 대전과의 친정 복귀전서 결승골을 작렬, 한껏 주가를 올리고 있다.
삼성에서 벤치에도 제대로 앉지 못했던 천덕꾸러기가 마침내 골잡이로서의 위엄을 되찾은 것이다.
사실 그의 결승골은 여러모로 큰 의미를 담고 있어 관심을 끈다.
우선은 `천마'의 발목을 붙잡고 늘어졌던 무승（2무6패）의 사슬을 끊어버린 한방이었다는 점이다.
자신감을 되찾게 된 개인적인 소득도 무시못할 부분이다.
일화의 창단멤버로서 리그 3연패에 톡톡히 한몫했던 골잡이였지만 삼성에서는 교체멤버로도 쓰이지 못했고, 급기야 은퇴여부를 놓고 고민까지 해야했던 것이다.
그의 결승골로 웃음을 되찾은 이도 여럿이다.
지난 4월16일 아디다스컵 전북과의 8차전（2대1,승） 이후 장장 49일만에 승리를 맛본 박규남 단장이나 레네 감독, 백종철 코치 등이다.
김이주와 오랜 세월 발을 맞추며 숱한 승리와 우승을 일궈냈던 동료들의 기쁨도 더할 수 없이 크다.
지난 89년 전주대를 졸업하고 프로에 뛰어든 김이주는 100m를 11초5에 주파하는 빠른 발과 외곽돌파, 그리고 골결정력 등에서 남다른 재주를 보여왔다.
지금까지 220경기에 출전, 32골째를 올렸고 어시스트도 19개를 기록 중이다.
1년반 동안의 `고통스런 외도'를 끝내고 일화의 주황색 유니폼을 다시 입은 백전노장 김이주.
공격수로서는 어느덧 `황혼기'에 접어든 나이지만 그의 축구는 이제부터가 `황금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