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승남] 성공시대
기사입력 1997년 06월 05일 14시 33분
3승 2패. 방어율 3.23.
LG 전승남（23）의 성적표는 크게 화려하지 않다.
승수는 차명석（6승） 임선동 김용수（이상 4승）보다 적고 방어율 역시 최향남（1.73）에 밀린다.
그러나 팀내에서 그는 `에이스'로 불린다.
"선발 등판하면 3점차 이내로 확실하게 막아준다"는 믿음이 선수들 사이에 단단히 박혀 있다.
마음이 든든한 것과 배트가 돌아가는 것은 다른 모양.
타선은 전승남을 시원하게 도와 준 적이 드물다.
전승남의 2패는 모두 팀의 영패.
지난 4월 30일 OB전서 0대2패, 4일 OB전서도 0대3으로 패했다.
3승째를 올린 것이 지난 9일 광주 해태전.
이후 세차례 선발 로테이션이 돌아 오는 동안 1승도 건지지 못했지만 LG의 패전은 4일 OB전 뿐이다.
번번이 호투하고도 그가 내려가기를 기다려 뒤늦게 터진 타선 덕분에 승리는 거푸 차명석이 따냈다.
속상하지만 승수에는 크게 연연하지 않으려는 마음.
첫해, 벌써 선발진에 당당히 자리잡은 자신이 자랑스럽다.
전승남은 사이드암 투수로서 볼이 빠른데다 컨트롤도 수준급이다.
특히 "피칭 동작에서 공을 뿌리는 순간의 속도가 빠르고 볼끝이 좋다"는 것이 유종겸투수코치의 설명이다.
유격수 출신으로 수비가 뛰어난 것은 금상첨화.
이제 여름이 온다.
신인들 공통의 적인 `체력 저하성 슬럼프'가 조심스럽다.
코치진은 가는 체구의 전승남에게 지난 겨울부터 많은 양의 러닝을 주문, 미리미리 대비해 놓았다.
등판 날짜마다 억세게 비가 내리는 임선동에게 `하늘이 강하게 키우는 새내기'란다.
선배 타자들은 전승남에게 "우린 너를 진짜 강하게 키운다"고 큰소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