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창정] '선배들은 나를 개그맨으로 알아요'
기사입력 1997년 06월 05일 13시 54분
영화 `비트'에서 임창정은 "연기를 죽이게 하는 배우"며, TV에선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소탄'이다.
그러나 `그때 또 다시'를 부를 때 그는 10대 소녀들의 가슴을 울리는 `오빠'다.
변신의 귀재, 만능 엔터테이너 임창정. 요즘 TV와 스크린을 오가며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임창정을 만났다.
－바쁘겠다.
▲5월 한달을 어떻게 보냈는지 모르겠다. 인터뷰만 해도 20∼30개 매체와 한 것 같다. 현재 고정적으로 출연하는 프로그램은 KBS 2TV `슈퍼선데이', MBC TV `김승현의 잠 못이루는 밤에' 등이다.
－임백천을 제외하곤 `슈퍼 선데이' 사회자로 최고 장수를 하고 있다. 그 비결은.
▲6개월째 사회를 보고 있다. `이웃집 오빠'처럼 꾸미지 않고 편안하게 진행하는게 인기 비결인 듯하다.
_`금촌댁네 사람들'에서 코믹연기가 대단하던데.
▲일명 개다리춤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평소 친구들과 장난치던 것을 응용했는데 상당히 반응이 좋았다. 그땐 사람들이 날 개그맨으로 알더라. 개그맨 선배들을 만나면 "네가 몇 기냐"는 얘기를 듣곤 한다.
_영화 `비트' 이야기를 해보자. 환규라는 인물을 아주 생동감넘치게 그려냈는데.
▲환규는 허풍은 심하지만 마음 착한, 평범한 아이다. 길을 걷다보면 무수히 만날 수 있는.
촬영 전 밤마다 화양리 등 중－고등학생들이 모이는 곳을 돌아다녔다. 놀이터 등에 가만히 앉아 그 아이들이 노는 것을 지켜보면서 특유의 몸짓, 말투를 익혔다.
－욕을 아주 능숙하게 하던데…. 실제로도 그런가.
▲그런 질문을 정말 많이 받았다. (웃음) 원래 전혀 욕을 못했는데, 영화 `비트'를 찍으면서 많이 늘었다. 싸움도 무지 싫어한다.
_애드리브에 강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70%정도는 대본 그대로고 나머지는 감독님과 의논해 결정했다. 환규가 슈퍼마켓 주인에게 "X만한게 꼰대라고 봐주려고 했는데" 등의 대사를 내뱉으며 싸우는 장면 등은 내가 만든 것이다.
_3집 `그 때 또 다시'의 반응이 심상치 않다.
▲5일 만에 5만장이 팔렸다. 3개 방송사 가요 순위에 다 올랐고.
－결코 `폼'나는 역을 맡아 온 것도 아닌데, `그 때 또 다시'의 로맨틱한 이미지가 먹혀 들어가는 이유가 무얼까.
▲천의 얼굴을 가졌다는 얘기를 많이 듣는다. 하나님이 "남들을 즐겁게 해주는 광대로 살라"며 이런 능력을 주신 것 같다.
그리고 난 매순간 최선을 다한다. 바보 짓을 열심히 하다가도 일단 마이크를 잡으면 어느 누구보다 노래를 잘 부르기 위해 노력한다. 진심은 통하게 마련이다.
－실제 성격은 어떤가.
▲내성적이다.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하고. 쉴 때는 집 밖은 고사하고 방 밖에도 나가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