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룡기] 61번 붐
기사입력 1997년 06월 04일 13시 43분
올 청룡기 전국 중－고야구선수권대회（스포츠조선－조선일보－대한야구협회 공동주최）의 최고 인기 상품은 `배번 61'.
바로 LA 다저스 박찬호의 등번호다.
이번 대회에 61번을 달고 나온 선수는 모두 5명.
박찬호가 고정 선발로 나가며 승리를 쌓기 시작한 지난 봄부터 약속이나 한 듯 번호를 바꿨다.
작년까지만 하더라도 고교 선수들이 50번 이상을 기피하던 것을 감안하면 `61번 붐'은 박찬호 열풍 때문이다.
지난 3일 부천고전에서 8⅓이닝을 5안타 2실점으로 막은 순천 효천고의 에이스 강철민이 대표적.
1m91의 미끈한 체격 조건에 정통파 투수여서 투구할 때 발만 조금 더 올리면 영락없는 박찬호 폼이다.
여기에 배명고 이경수, 경기고 송정환, 서울고 천봉영까지 모두 4명의 투수가 61번을 선택했다.
이들 모두 빠른 공과 뛰어난 신체 조건을 갖춘 차세대 에이스감.
대전고의 이재광은 특이하게도 외야수로 61번을 달았지만 `박찬호 마니아'라는 점에서는 나머지 선수들과 다름없다.
70∼80년대만 해도 7, 10, 11번 등이 인기를 끌었다.
7번은 최고의 유격수로 이름을 떨쳤던 현대의 김재박감독, 10번은 일본 야구의 강타자 장 훈, 11번은 최고의 강속구 투수 최동원.
이제는 박찬호가 이들의 뒤를 이어 한시대를 호령하는 최고의 선수로 자리잡은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