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윤정] 화려한 컴백
기사입력 1997년 06월 04일 13시 43분
올림픽 메달을 놓고 다투는 스포츠중 아기엄마가 돼서도 할 수 있는 종목은 드물다.
지금까지는 세계 최강을 자랑하는 한국양궁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이 `금기（禁忌）같지 않은 금기（禁忌）'를 깬 `주부선수'가 있다. 조윤정（29．동서증권）.
지난 95년 5월 유도대표 출신인 전병철씨（성남중 교사）와 결혼해 막 돌이 지난 딸（선호）까지 두고 있는 조윤정이 지난달 대표선발전을 통해 국가대표에 복귀하더니 3일 시작된 코리아 국제양궁대회 싱글라운드에서는 중간랭킹 2위를 달리고 있다.
조윤정은 지난 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당시 최고의 궁사였던 김수녕을 울리고 개인과 단체전에서 2개의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장본인.
94년 히로시마 아시안게임 대표선발전에서 탈락한 뒤 결혼까지 해 모든 양궁인들은 그녀가 은퇴할 것으로 알았지만 활을 놓지 않았다.
아이도 낳고 가정생활을 하느라 대회출전횟수가 주는 바람에 조준감각을 잃어 그동안 국내대회서는 이렇다할 성적을 거두지 못했지만 이제는 생활이 안정돼 양궁에 전념할 수 있게 됐다고.
게다가 청주에 사는 시부모가 손녀도 봐주고 원정응원도 오는 등 든든한 후원자로 나서 더욱 마음편하게 활시위를 당기고 있다.
국내서는 유일무이한 `주부 태극궁사'인 그녀는 결혼전과도 많이 달라졌다.
출산후 아주머니답게 힘이 더 좋아졌고 모든 것이 안정돼 정신적으로도 훨씬 더 성숙해진 것.
결혼후에도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마음놓고 할 수 있는 `신세대 주부' 조윤정이 아쉬워하는 것이 한가지 있다면 그것은 태릉선수촌에 있기 때문에 딸을 자주 볼 수 없다는 것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