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B] 4강구도 '조용한 반란'
기사입력 1997년 06월 03일 15시 09분
`쉿！ 소리없이 강하다.'
엔진이 시원치 않았던 OB가 재정비를 끝내고 다시 액셀러레이터를 밟고 있다.
최근 12경기에서 10승2패（0.833）의 높은 승률.
LG처럼 시끌벅적한 연승행진은 없었지만 4연승→1패→4연승→1패→2연승의 알찬 성적을 일궈냈다.
시즌초반만 해도 OB의 올시즌 4강진출 가능성은 미지수였다.
김상호 심정수 이정훈 등 주전 외야라인의 부상속출에다 바닥을 헤매는 팀타율, 불안한 마무리로는 5할승부도 유지하기 힘들었다.
중하위권으로 처져 있던 OB에 `엔돌핀'이 돌기 시작한 것은 지난달 14일 대구 삼성전부터.
공익근무를 마친 스위치 타자 장원진이 방망이에 활력을 불어넣었고 코칭스태프는 발빠른 보직이동으로 마운드를 추슬렀다.
마무리로 뛰던 이경필을 선발로 돌리고 김경원에게 `1인 소방수'의 책임을 맡겨 자존심을 살려준 것.
주전들도 속속 팀에 가세했다.
`헤라클레스' 심정수가 어깨부상을 훌훌 털고 일어났고 주포 김상호 역시 한달간의 공백을 깨고 지난달 31일 잠실 롯데전부터 1군에 합류했다.
OB의 상승세에는 고비마다 터지는 큰 것 한방도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2일 현재 팀타율 최하위（0.236）지만 팀홈런이 35개로 삼성（54개）에 이어 2위.
안경현 이명수 장원진 등 하위타선에서 받쳐준 홈런은 투수들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이제 투－타의 균형이 완전히 갖춰진 OB.
가속도가 붙은 OB는 당분간 브레이크 밟을 일이 없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