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들] 시테크상품 인기
기사입력 1997년 06월 03일 15시 09분
물 없이 머리를 감을 수 있는 샴푸, 정거장을 지나치지 않도록 도와주는 이어폰 스타일의 자명종, 화장 시간을 줄여주는 복합화장품 등.
출근 시간을 앞당겨주는 `시테크' 상품들이 속속 개발돼 나와 게으름뱅이 남녀 직장인들 사이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물 없이 머리를 감을 수 있는 샴푸는 아침마다 머리를 감고 말리느라 10분 이상의 시간을 소비하는 직장인들 사이에서 빠르게 번지고 있다.
목욕용품 전문점 바스 앤드 뷰티 하우스가 시판하고 있는 `바이오폼 샴푸'는 무스 스타일 샴푸로 머리에 발라 마사지 한 뒤 수건이나 타월로 닦아주기만 하면 돼 1분도 안되는 짧은 시간에 머리 감는 절차를 끝마칠 수 있다.
직장인 장연순씨（29）는 "지각하는 것보다는 회사에 와 간단하게 머리를 감는 것이 나을 것 같아 샀다"며 "물로 감는 것과 같은 개운한 느낌은 덜하지만 머리를 감지 않고 하루 종일 다니는 것보다는 낫다"고 말했다.
지하철이나 버스를 타고 가며 졸다 정거장을 지나쳐 지각을 하곤 했던 직장인들은 귀에 꽂는 자명종을 끼고 지각 사태를 예방하고 있다.
최근 귀에 꽂는 자명종 `이어람'을 선보인 금성정보산업의 대표 김유길씨（47）는 "귀에 꽂게 돼 있어 남의 눈에 띄지 않는데다 작은 소리로도 쉽게 깰 수 있어 예상 도착 시간 5분전쯤에만 맞춰두면 지각을 면할 수 있다"며
"아침 출근 때마다 깜짝 수면을 즐기려는 샐러리맨이 전체 고객의 70％를 차지한다"고 말했다.
아침마다 넥타이 매고, 화장 하는 것도 직장인들의 지각을 유발하는 원인 가운데 하나.
남녀 직장인들은 이에 따라 지퍼달린 넥타이를 매거나 두가지 기능을 합친 화장품을 써 시간을 줄인다.
지퍼를 단 넥타이나 뒤에서 단추를 끼우도록 돼 있는 네카프의 경우 이리 돌리고 저리 재며 매무시를 다듬는 시간을 절약할 수 있는데다 멋스러움까지 더해 신세대 남성에게 인기.
2∼3가지 화장품의 기능을 합친 복합화장품 또한 길게는 20분씩 걸리는 화장 시간을 크게 줄여줄 수 있어 신세대 여성의 커다란 사랑을 받고 있다.
한편 맞벌이 주부들은 링클프리 바지를 남편에게 입혀 아침 출근 전에 다림질하는 시간을 덜고 있다.
캐주얼 브랜드를 중심으로 앞다퉈 내놓고 있는 링클프리 바지는 세탁기에 넣어 돌려도 주름이 잡히지 않아 다림질 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맞벌이 주부 김승진양（28）은 "시간과의 전쟁을 방불케할 정도로 1초가 소중한 아침 시간에 조금이라도 빨리 집을 나서기 위해 시테크 상품을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