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 국적기 취항 끈질긴 로비
기사입력 1997년 06월 03일 15시 09분
`직항편만 개설하면 한국 관광객이 몰려온다?'
극심한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가 여전히 세계 관광시장의 큰손 역할을 하고 있다.
호주 빅토리아주와 중국 산동성 및 요령성, 브루나이 등 여러 나라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들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취항을 간곡히 호소하고 나섰다.
건설교통부와 항공업계에 따르면 호주 빅토리아주 멜버른시는 한국 관광객 유치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와 세수확대를 위해 외교채널 등 다양한 경로로 우리 국적기의 현지취항을 허용해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현재 한국∼호주 항공노선의 경우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호주 안셋, 콴타스항공, 에어뉴질랜드, 싱가포르항공이 운항하고 있으나 빅토리아주로 가는 직항편은 없다.
그러나 건교부측은 기존 한－호 항공협정상 국내항공사의 빅토리아주 취항은 당분간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한편 국내기업의 투자가 꾸준히 늘고 있는 중국 요령성과 산동성 정부도 한국 항공사들이 취항지를 확대해줄 것을 요구하고 나섰으며, 이미 대한항공 등이 취항하고 있는 청도와 심양 당국도 항공편 증설을 끈질기게 요구하고 있다.
지난 1월 대한항공이 직항할 예정이었으나 미국 유에스 에어웨이 항공사의 반대로 연기되고 있는 하와이의 가장 큰 섬인 빅아일랜드 코나(Kona) 취항도 빅아일랜드측이 연방정부에 끈길기게 취항로비를 벌이고 있는 곳.
대한항공은 이같은 분위기에 따라 7월중 취항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밖에도 브루나이, 타이티 등도 중앙정부 차원에서 외교채널 등을 통해 한국 항공사들의 현지취항을 요구하면서 우리 정부와의 항공협상을 서두르고 있다.
반대로 우리나라에서 취항을 못해 안달이 난 곳도 있다. 아르헨티나가 그곳으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서로 취항경쟁을 벌이며 아르헨티나 정부측에 협상을 맺자며 끈질기게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아르헨티나 정부는 아르헨티나항공의 경쟁력이 충분히 갖춰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계속 거부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같은 각국의 취항 요청에 대해 항공업계에서는 최근 대한항공이 일본 구마모토 등 이용객이 적은 일부 노선의 운항을 중단시킨 것을 예로 들면서 노선 확보에만 열을 올릴 것이 아니라 수익성을 곰곰 따져 취항을 결정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