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체육인 누가 잘치나?

기사입력 1997년 06월 03일 15시 09분

체육인들의 골프실력은 얼마나 될까.
유명체육인들 가운데는 '만능스타'가 많아 골프에도 일가견을 갖고 있는 인사들이 대부분이지만 "골프장을 짓느니 차라리 운동장을 만들자"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더러 있다.
또 선수들을 지도하거나 팀을 꾸려가기에 바빠 필드에 한번 나가기가 좀처럼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국내스포츠의 각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는 인사들 중 내로라하는 '골프 마니아'들을 소개한다.

○-프로축구
프로축구스타들의 골프에댜한 태도는 두 가지로 확연히 구분된다.
차범근 국가대표 감독처럼 '골프장을 만들려거든 축구장을 하나 더 만들어라'는 골수파가 있는가 하면 박종환 전대표팀감독과 같이 열렬한 골프 애호가도 많다.
평균적으로 골프 옹호론자들이 우세한 편이다.
박종환 감독의 골프실력은 이미 정평이 나 있다.
작년 스포츠서울 주최 스포츠-연예스타 골프대회에서 남자주 2위를 차지한데서 보듯 완벽한 싱글골퍼다.
컨디션이 좋으면 이분파도 가능하고 못해도 70대는 유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밖에 조중연 kBS해설위원도 박씨에 버금가는 70대 싱글골퍼이며 이회택(한양대 축구부장_ 김재한 (주택은행 지점장) 신문선(MBC 해설위원) 등도 80대 초반(핸디 10-12)의 실력파들이다.
축구계에 떠오르는 별이 있다면 삼성 조광래 코치가 이에 해당한다.
경력은 채 2년이 안되지만 과거 '컴퓨터 링거'라는 별명답게 단숨에 70대 골퍼에 합류했다.
조코치는 드라이브 비거리도 260-280야드에 달하는 장타자다.
전 현직 프로감독 가운데는 김기복(현 대전 시티즌) 박졍수(현 LG) 정병탁씨(전 전남)등이 80대 중반의 실력자들로 알려졌다.
현억중에서는 '해외파'인 노정윤(일본 산프레체 히로시마)과 김주성(부산 대우) 정도가 골프를 접해본 상태.
노정윤은 80대 중반, 작년에 시작한 김주성은 100-105타 정도를 친다.
허중무 감독(전남)은 '일선에서 물러나면 치겠다.'고 말하고 있는데 얼마전 지인들에게 이끌려 처음 골프채를 잡았다가 107타를 기록 주위를 놀라게 했다.

○-프로농구
스포츠계에서 최고의 주량을 자랑하는 농구인들은 골프에서도 상당한 능력을 발휘하고 있다.
농구인들 중 '싱글'을 치는 프로급은 6명 정도가 꼽힌다.
자타가 공인하는 넘버원은 프로농구 대우의 최종규 감독으로 공식 핸디캡이 4(76타).
구력 30년으로 미국에서 15년간 갈고 닦은 '해외파' 최감독은 260m에 이르는 장타가 최대무기인데 언더파플레이는 '밥벅듯' 하고 있어 68타의 최고 스코어 기록을 가지고 있다.
최감독의 뒤를 이러 KBL 조성준 이사가 핸디캡6, KBL 김영기 전무와 대우 오기택 단장이 핸디캡 8이다.
또 SBS 김동광 총감독과 기아 박인규 코치가 핸디캡 9로 '승글'에 속한다.
이밖에 진로 김인건 단장 고려대 박한 점 감독이 85타 정도를 치며 삼성 이인표 단장, 조승연 삼성생명 여자농구단 총감독, 나산 황유하 감독, 삼성 김현준 코치가 90타 수준이다.
대우는 단장과 감독부문서 모두 톱을 차지하고 있으며 코치 중에서는 박인규 코치, 아마농구인중에서는 발 한 전 감독이 최고를 자랑한다.
장타자는 최종규 감독을 필두로 김동광 총감독, 박인규 코치 등이 꼽히는데 거구에 의한 박한 전 감독은 체구에 어울리지 않게 '숏게임'에 강한 '또박또박'스타일.
'머리를 얹은'선수는 허재(기아)가 유일한데 눙구천재로 불리는 그도 구력 3년째 이르지만 아직 '마의 100타'를 돌파하지 못해 '멀고도 험난한 골퍼의 길'을 실감하고 있다.

○-프로야구
프로야구인 중에서 삼성 백인천 감독과 유백만 전 MBC 감독이 최고수
경력 20년이 말해주듯 프로골퍼 뺨치는 실력으로 50대 중반의 나이에도 핸디캡 3-5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유백만 감독은 지난해부터 대구에서 체계적인 훈련과 치밀한 관리로 '꿈나무 골퍼'를 양성할 만큼 이름난 지도자로 변신했다.
일본 프로애구 타격왕 출신인 백감독은 엄청난 손목힘을 바탕으로 장타까지 뽐내고 있다.
요즘은 시즌중이라서 녹이 슬었지만 1주일만 연습장에서스윙을 가다듬으면 웬만한 파5홀에서 투온 시킬 정도로 비거리가 상당하다.
프로야구인중에는 괴력의 장타자들이 수두룩하다.
LG정삼흠 커치는 지난해 겨울휴가때 괌에서 314야드파 4홀에서 원온을 시켜 동반자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허구연 MBC논설위원과 해태 이상윤 코치, 현대 하기룡 코치도 260-270m는 쉽게 날린다.
현역시적이 아기자기하고 재치가 번뜩이는 플레이를 펼쳤던 현대 김재박 감독은 퍼팅에 일가견이 있다.
그린 위에만 올라가면 '여시'라는 별명에 걸맞게 정확한 판단과 강약조절로 '마라도 온'이라도 투 퍼트로 마감한다.
해태에서 주니치로 이적한 선동열도 뛰어난 싱글로 알려져 있다.
가끔씩 70대 후반을 넘나드는 실력이지만 내기에 특히 강해 광주지방에서 당해낼 자가 없었다는 것.
야구의 특징은 투수와 홈런왕 출신에 장타자가 많고 내야수 경험이 있는 자들은 퍼팅과 어프로치에 강하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