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핸드볼] 김성헌감독-실력200%발휘 선수들에 감사
기사입력 1997년 06월 02일 15시 11분
97세계남자핸드볼선수권대회에서 한국을 세계선수권대회 출전 사상 처음으로 8강에 올려놓은 김성헌 감독（44）.
94년 히로시마 아시안게임 우승을 일궈낸 뒤 96애틀랜타올림픽 예선을 앞두고 대표팀 감독에서 물러나야 했던 김감독은 지난해 9월 대표팀 사령탑에 다시 복귀한 지 8개월만에 한국핸드볼사에 영원히 빛날 `금자탑'을 세웠다.
인맥을 따지지 않는 선수기용, 상대의 허를 찌르는 수비전술….
김감독은 손발 한번 제대로 맞춰 보지 못하는 열악한 환경이었지만 뛰어난 용병술로 지난 대회 우승팀 프랑스와 이탈리아 등을 연파, 세계 8강에 오르는 `놀람 교향곡'을 지휘했다.
-이번 대회를 마치고 느낀 소감은.
▲해외에서 활동하고 있던 선수들이 한 데 모여 태릉서 훈련을 한 게 고작 10일간이었다. 하지만 이같은 열악한 조건에도 실력을 200％ 이상 발휘하면서 최선을 다한 선수들에게 고마움을 느낀다.
-당초 세계 8강에 오르리라 예상했었나.
▲한국이 속한 예선 B조는 스웨덴 프랑스 노르웨이 등 쟁쟁한 강팀들이 속해 있어 주위에서는 일찌감치 16강 진출을 포기하고 있었다.
감독인 나 역시 예선 통과조차 자신할 수 없었지만 강호 노르웨이와의 예선 첫 경기를 무승부로 장식하면서 세계 8강 진출의 희망을 품게 됐다.
-준준결승에서 러시아에 맥없이 허물어진 이유는.
▲러시아는 워낙 강팀이었다. 특히 러시아는 신장이 큰 데다 스피드도 있어 우리가 상대하기 껄끄러운 팀이다.
여기에 게임리더인 조범연과 윤경신 등이 부상에 허덕이고 골키퍼 이석형 조치효 등 주전들의 체력이 바닥나 `설상가상（雪上加霜）'이었다.
-앞으로 한국남자핸드볼의 전망은.
▲지난 88서울올림픽때와 같이 집중적인 투자를 한다면 세계 정상 도약이 충분히 가능하리라고 본다.
올해안이라도 실업팀이 1∼2개 정도 생겨 남자핸드볼의 저변이 확대되고 선수층이 두터워지게 되면 오는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 메달도 따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