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대] '가슴 만들기' 열풍
기사입력 1997년 06월 02일 14시 42분
`바스트 신드롬'이 일고 있다.
`세기의 가슴'이란 평가를 받고 있는 인터넷 누드모델 이승희의 방한과 노출의 계절이 다가오면서 여성의 가슴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성형외과에서는 유방확대 시술을 받으려는 여성들로 수술대가 부족한 현상이 빚어지는가 하면, `뻥튀기 브래지어'나 가슴키우는 비법을 다룬 서적 등의 판매도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성형외과 전문의들에 따르면 "요즘 수술대에 오르는 환자들의 상당수가 적당한 풍만함에 봉긋 솟은 동양적인 아름다움이 어우러진 이승희의 가슴처럼 만들어달라고 요구한다"며
"특히 이승희가 한국을 다녀간 뒤로는 유방확대 시술을 받으려는 여성들이 줄을 서고 있다"고 말했다.
몸에 칼을 대기 두려운 여성들에게는 다른 방법도 많다.
형상기억합금 등 특수 와이어나 패드가 들어간 `뻥튀기 브래지어'는 처진 가슴을 올려주거나 작은 가슴을 풍만하게 만들고, 보기좋게 모아 줘 인기를 끌고 있다.
서울 압구정동 갤러리아백화점 속옷매장 담당 김정례씨(28)는 "이승희 열풍으로 기능성 브래지어의 판매가 2배 이상 늘었다"며 "특히 `원더브라'같이 형상기억합금이 들어간 브래지어는 품절돼 추가물량 확보에 나섰다"고 말했다.
S여대 4학년 박현정양(23)은 "얼마전 출간된 이승희의 누드사진집을 본 남자친구가 하도 성화를 부려 어쩔 수 없이 값비싼 기능성 브래지어를 구입했다"며 "갈수록 높아져만 가는 남성들의 눈을 따라가기 힘들다"고 털어놓았다.
`탄력있게 커진 바스트의 비밀' 등 체조를 통해 가슴을 키울 수 있는 방법을 다룬 책이나 유선의 발달을 돕는 가정용 가슴마사지 크림도 불티나게 팔리기는 마찬가지.
헬스클럽도 `가슴열기'로 뜨겁다.
이승희가 인터뷰에서 "하루 2시간씩 운동으로 예쁜 가슴을 가꾸고 있다"고 밝힌 다음부터 `바스트 업'을 목적으로 헬스클럽을 찾는 여성들이 급증하고 있는 것.
신라호텔 휘트니스클럽의 강사 이옥향씨(31)는 "운동으로 예쁜 가슴을 만들 수 있느냐는 여성고객들의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며 "그런 고객들에게는 손운동이나 기구를 이용한 가슴운동을 적극 권한다"고 말했다.
특히 패션의 흐름이 신체의 곡선을 부각시키는 쪽인데다 의류의 소재도 몸에 착 달라붙는 스판종류가 많아 빈약한 가슴으로는 옷조차 맘대로 못입는 세상이 돼 가뜩이나 `바스트 신드롬'을 부추긴다.
회사원 박숙현양(26)은 "요즘 남자들이 여자친구의 기를 죽이기 위해 `이승희 가슴 반만이라도 따라가라'는 말을 던지는 게 유행"이라며
"듣는 여성의 입장에서는 그렇게 자존심 상하고 기분나쁠 수가 없다"고 `바스트 신드롬'에 대한 불만을 터뜨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