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카스배천원전] ○허장회 8단 ●최명훈 5단
기사입력 1997년 06월 01일 15시 59분
제2보（15∼22）＝최 5단은 이창호 9단과 동갑내기인 만 22세.
그러나 입단은 5년 후배다.
이 9단이 입단 3년만에 타이틀반열에 오른 것에 비해서는 좀 늦지만 그것은 특이한 경우이고, 최 5단도 입단 5년만에 도전자그룹에 뛰어오르는 쾌속성장을 보여주고 있다.
아직 정상권이라고 단언하긴 이르지만 이젠 `촉망받는 신예'의 단계를 넘어 `확실한 차세대 선두주자'로 꼽는데 아무도 서슴지 않는다.
전보에서 언급했지만 흑 15는 수순을 비틀어본 수.
그냥 17에 지키는 것은 백이 15나 `가'로 붙여 변에서 안정하므로 그것을 방해한 수라 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백 16은 너무 고분고분하다.
상대의 의도를 거스른다는 차원에서도 백 1로 반발하고 싶은 충동이 이는 곳이다.
물론 흑은 2로 끊는다.
그러면 4까지 실리 때 세로 갈리는 양상.
이것은 흑 백간 호각의 갈림이고 실리기풍인 허 8단에게도 구미에 맞지 않을까.
어쨌든 18까지 애초 흑 17에 지키자 백 18, 흑 15, 백 16으로 된 것과 같다.
19까지 이것도 정석의 한 가닥.
그런데 백 20이 적극적 수법.
정석대로라면 백 1, 흑 2의 흐름. 이것이 백으로선 싱겁다고 본 것일까.
하긴 백 20에 매력을 느껴 백 16으로 참아둔지도 모르겠다.
흑 21은 당연하고 백 22도 내친걸음.
계속 백 `나'로 달아나는 것은 흑 `다'로 역협공당해 백 20의 의미가 희석된다.
국면은 야릇한 긴장감이 흐르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