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배드민턴] 왜 이러나!
기사입력 1997년 06월 01일 15시 59분
한국 배드민턴은 추락하는가.
한국이 97세계개인배드민턴선수권대회（스코틀랜드 글래스고）에서 `동메달 1개'라는 최악의 성적을 거뒀다.
한국은 지난달 31일（이하 한국시간） 출전선수 가운데 유일하게 이동수－유용성（이상 삼성전기）조가 4강에 올라 동메달을 확보했었다.
하지만 1일 벌어진 준결승서 세계 최강 시지트－위자야（인도네시아）조에 0대2（11－15 11－5）로 분패, 메달색을 바꾸는데 실패했다.
이로써 지난 대회에서 금1 은1 동1개를 따낸 한국은 90년대 들어 가장 형편없는 성적표를 받았다.
더욱이 이－유조와 남자단식 박성우（당진군청）를 제외하면 전원이 초반전인 16강에서 탈락, 위기의 심각성을 가중시켰다.
올시즌 3관왕으로 메달이 유력했던 강경진（강남구청）－하태권（원광대）조는 16강전서 강경진의 어깨부상으로 기권, 아쉬움을 남겼다.
또한 `효자종목' 혼합복식의 김동문（원광대）－라경민（한체대）조마저 고배를 마셔 기대를 저버렸다.
라경민은 여자단식에도 출전, 두 종목에서 승부수를 던졌으나 체력저하와 무릎부상 후유증 때문에 토끼 한 마리도 제대로 잡지 못했다.
한국은 지난달 벌어진 제2회 동아시아대회에 2진을 출전시켜 일본 대만의 1진을 상대로 전체 7개 가운데 4개의 금메달을 휩쓰는 쾌거를 이뤘다.
하지만 불과 보름여 사이에 `정저지와（井底之蛙）'격으로 급전직하, 강국의 면모를 상실했고 지난달 25일 막을 내린 혼합단체전 2위도 빛이 바랬다.
이같은 결과는 96애틀랜타올림픽 이후 대표팀 대폭 물갈이와 주전들의 컨디션 난조에 기인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지난 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 이후 한동안 겪었던 침체기를 답습하고 있는 셈이다.
따라서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저변 확대를 통한 새로운 유망주 발굴 육성과 합리적인 선수관리 등의 시급함을 다시금 확인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