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슬픔] 엇갈리는 큐피드 화살
기사입력 1997년 06월 01일 15시 59분
"나는 왜 현세 너한테는 항상 미안한지 몰라. 늘 고마운데. 고마운 게 진짠데. 너한테는 늘 미안한 짓만 하는지 몰라."
（숨을 토하듯）"은서야 너는 내 고향이야. 내 고향 이슬어지…"（현세, 천천히 은서의 입술을 덮는다. 부드럽지만 간절한 현세의 키스）
가슴아픈 멜로영화 `깊은 슬픔'（곽지균감독－동양미디어 제작）의 사랑구도는 비켜가는 것.
여주인공 은서（강수연）와 현세（황인성）의 애잔하고 간절한 사랑의 키스가 있는가 하면 완（김승우）과 효선（배종옥）의 관능적인 입맞춤이 있다.
은서는 완（김승우）에게로 향하고, 완은 은서로부터 멀어지려고만 한다. 그리고 현세는 그러한 은서에게 집착한다. 이들의 틈을 비집고 들어선 암흑가 조직의 보스 효선.
`사랑했으나 뜻대로 되지 않았던 이들에게 바친다'는 곽감독의 연출의도처럼 이들의 비켜가는 사랑은 보는 이들의 가슴을 저미게 한다. 지난 주말 촬영된 은서와 현세의 키스장면과 완과 효선의 뜨거운 포옹장면은 바로 이러한 비켜가는 사랑의 안타까움을 절절하게 드러내보인 대목.
완으로부터 거부당한 은서와 그러한 은서에게 조심스럽게 다가가는 현세. 그러나 두 사람의 엇갈리는 감정만큼이나 완과 효선의 관계 역시 조건적인 시한부 사랑이다. 이들 네명의 사랑은 필연적으로 또다른 깊은 슬픔을 잉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자연히 이들의 사랑이야기는 완성도 높은 내면연기를 필요로 하고 있는데, 강수연 김승우 황인성 배종옥 등 네 주인공이 완벽한 연기하모니를 펼쳐내고 있다는 게 곽감독의 자랑. 특히 신인급인 황인성의 보일듯 보이지 않는 섬세한 연기술은 곽감독 등 제작진을 크게 만족시키고 있다는 후문이다.
`깊은 슬픔'은 이달 하순까지 촬영을 마치고 추석시즌에 일반에 개봉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