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性클리닉] 강화제 남용 심각한 후유증 유발
기사입력 1997년 05월 31일 14시 30분
요사이 매스컴에 `발기부전의 치료가 가능해졌다', `약물요법으로 발기부전을 치료한다'는 기사가 부쩍 늘자 각종 부작용이 일어나고 있다.
발기부전 치료 자체가 비교적 최근에 발달한 학문이며 이를 치료하기 위해 상당한 경험과 실력이 있는 전문의의 도움을 받아야 하지만 무턱대고 친구의 소개나 소문만으로 치료를 잘못해 큰 후유증을 앓는 환자가 많다.
며칠전 출근을 하니 예약도 하지 않은 환자가 목을 빼고 기다리고 있었다.
예순이 훨씬 넘어보이는 노인이었다.
여느때처럼 병력을 듣기 위해 진료기록지를 꺼내 질문을 시작하자 그 노인은 "지금 그런 말할 틈이 없다. 사람부터 살려달라"며 바지를 훌떡 벗어 내렸다.
깜짝 놀라 보니 돌기둥처럼 발기돼 있었다.
노인은 친구가 약국에서 산 약이 아주 좋다고 자랑해 술을 사줘가며 어렵사리 구해 3일전 투입했더니 발기된 뒤 계속 그 상태라고 털어놓았다.
게다가 통증까지 심해 잠도 이루지 못한다고 하소연했다.
급한 마음에 종합병원 응급실로 달려갈까 생각도 해봤지만 노인네가 주책이라는 비난을 듣기 싫어 개인병원으로 왔다는 것이었다.
발기지속증은 대단히 위험한 것이지만 이 노인을 비롯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몰라서 싸구려 약을 구해 마음대로 사용하고 있다.
발기는 피가 몰려 있는 상태다.
고인 물은 썩는다는 말도 있듯이 피가 순환되지 않고 오랜 시간 동안 몰려 있으면 어떻게 되겠는가.
그 노인은 치료를 받았지만 오랫동안 후유증에 시달려야 했다.
우리나라처럼 아무데서나 손쉽게 약을 살 수 있는 나라도 드물다.
항생제는 물론,의사만이 처방할 수 있는 극약까지도 아무나 살 수 있도록 돼있는 보사행정도 문제지만 무지한 의학상식으로 스스로 약을 구입해 복용하는 의식 또한 하루빨리 개선돼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