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하라] 중세와 현대가 한눈에
기사입력 1997년 05월 31일 14시 08분
아직 포장이 안된 도로를 걸으면 신발이 모래에 파묻힌다.
여기다 열풍이라도 불어오면 온몸으로 모래세례를 받아야 한다.
오아시스의 도시 부하라. 실크로드의 중요거점으로 번영한 카라한조(朝)와 부하라 한국(汗國)의 수도다.
이곳 옛시가지는 중세부터 있었던 도시다. 햇볕에 말린 벽돌을 쌓아올린 민가의 담이 경계를 이루며 그물망처럼 골목들이 뻗어있다.
부하라의 도시를 둘러싸고 있는 성벽이 눈에 들어온다. 이 성벽은 외적의 침입을 막기 위한 목적도 있지만 끝없이 펼쳐져 있는 `키칠쿰'(빨간사막)에서 몰아닥치는 모래를 막기 위한 목적도 있다고 한다.
부하라는 옛레닌광장을 경계로 북쪽의 옛시가지와 남쪽의 신시가지, 이들을 둘러싸고 있는 교외 신흥주택 지구로 구분할 수 있다.
도시중심부에는 구레닌광장이 있고, 광장의 남쪽에는 10월혁명 40주년 거리가 있다.
옛시가지는 칭기즈칸의 침공을 전후로 두개의 지구로 나뉘어졌는데 침공 이전의 땅을 옛시가지로 부른다. 바로 이스마일 사마니 묘가 있는 키로프공원 주변지역이다.
칭기즈칸의 침공 이후의 땅은 신시가지라고 부른다. 부하라의 상징인 칼랸 미나레트, 아르크성, 생명의 물이 가득한 하우즈(연못) 3곳이 중심이다.
이 주변에도 역시 많은 메드레세(이슬람 신학교)와 모스크(이슬람 사원), 타키라는 둥근 지붕의 시장, 미나레트(첨탑)가 세워져 있어 관광객들의 눈길을 끈다.
이 주변의 길은 좁다. 여기저기 돌이나 벽돌을 깐 길도 남아있지만 대부분 비포장도로다.
몇개 남아있는 타키의 거리 안에 있는 상점을 구경하는 재미가 여간 아니다. 아름다운 모스크나 메드레세도 방문해야 한다.
타키는 16세기에 만들어진 시장으로 관문 역할도 한다.
규모가 가장 큰 `타키 자르가'(둥근지붕의 보석시장)를 비롯, `타키 켈리파크 푸르샨'(둥근비붕의 모자가게), `타키 사라판'(둥근 지붕의 환전소)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