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로비안나이트] 비둘기+앵무새=우체부새
기사입력 1997년 05월 30일 15시 04분
머리가 나쁜 사람을 두고 하는 말이 있다. `이런 새 大가리！'
그러나 그 말은 바뀌어야 한다. 새들은 몸체에 비해 머리통이 작아서 막연히 머리가 나쁠 거라는 생각이 드는데 새들은 결코 골통이 아니다.
뻐꾸기 철이 됐다. 시계로 이름을 떨치고 있는 이 녀석들은 게을러서가 아니라 얼마나 약아 빠졌는지 절대 집을 짓는 일이 없단다.
다른 새들이 지어 놓은 집을 슬쩍해 자기 이름으로 등기를 내서 살아 버리는데 다른 새들도 만만치가 않다.
주위에 뻐꾸기가 얼쩡대면 서로들 신호를 해서 절대 집을 노출시키지 않는다는 것이다.
`전서구'라 해서 훈련시킨 비둘기는 현대전에서도 편지를 전달하는 통신장비 수단으로 사용되는데 전파가 노출될 염려가 없어서 그 어떤 전자장비보다 더 인기가 있단다.
거기에 착안하면 이런 새의 개발도 가능하지 않을까.
아이디어1, `비둘기와 앵무새를 교배시킨다. 편지요！라는 말을 외치는 우체부새가 탄생하지 않을까….'
아이디어2, `그렇게 탄생한 새에 딱따구리를 다시 결합시킨다. 노크를 하는 새가 만들어지겠네！'
싱가포르를 가시거든 꼭 `주롱'의 `새공원'을 구경하시라. 기가 막힌 새들이 많다.
억지로 외운 한두마디가 아니라 사람의 말을 뭐든지 그대로 따라 하는 앵무새가 있는데 이 새를 보고 나면 `새가 이 세상에서 가장 머리가 좋은 동물이구나！'라는 착각도 하게 된다.
이왕 오늘 야그가 `새타령'이니 말 잘하는 앵무새 얘기를 더 하자. 지어낸 야그보다 더 재밌는 실화다.
한 기도원에 잔소리를 많이 하는 나이 많은 수녀가 있었다.
그 잔소리꾼 수녀에게 열을 받은 젊은 수녀가 문을 꼭 닫으며 "저 늙은이 빨리 죽었으면 좋겠네！"라고 했다.
그런데 이 말을 기도원에서 기르던 앵무새가 그대로 따라하는 거였다.
문 닫는 소리만 나면 외치길 `저 늙은이 빨리 죽었으면 좋겠네！'하는 것이 아닌가.
젊은 수녀는 나이든 수녀에게 들킬까봐 조심조심했지만 막무가내였다. 젊은 수녀가 신부에게 고민을 털어놨다.
신부왈 "그 앵무새를 내 방의 앵무새 곁에 놔 둬 봐요. 그럼 그런 나쁜 말을 그만할 겁니다."
그 뒤 어떤 일이 생긴줄 아는가. 문소리가 날 때마다 문제의 앵무새.
"저 늙은이 빨리 죽었음 좋겠네！"
옆에 있는 신부의 앵무새.
"하느님 아버지 우리의 기도를 들어 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