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 러시아전 '히든카드'
기사입력 1997년 05월 30일 14시 14분
한국 남자배구 대표팀이 러시아를 상대로 월드리그 `1승 사냥'에 나선다.
31일 오후 3시와 6월1일 오후 2시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지는 97월드리그 국제남자 배구대회 C조예선 3주째 러시아와의 홈 2연전이 그 무대.
세계배구 `빅4'권인 네덜란드 쿠바 러시아와 한조에 편성돼 30일 현재 4연패로 조 최하위에 처져있는 한국으로서는 이번 러시아전이 `1승'을 거둘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다.
러시아 역시 4연패로 세트득실률에서 한국을 앞서 겨우 꼴찌를 면할 정도로 부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또 한국은 지난 95월드리그에서 러시아에 3대2의 역전승을 거두고 사상 처음으로 월드리그 6강에 도약했던 `인연'이 있다.
하지만 러시아는 96애틀랜타 올림픽 4위, 96월드리그 3위팀으로 올림픽 최다우승（3회）을 자랑하는 전통의 강호.
게다가 평균신장이 2m1로 한국（1m93）보다 무려 8㎝가 더 크다.
2m17의 알렉세이 카자코프, 2m16의 스타니슬라브 디네이키네 등이 대표적인 꺽다리 선수.
이같은 `장대 군단'에 맞설 한국의 `히든 카드'는 공교롭게도 1m80의 대회 최단신 선수 이 호（현대차써비스）.
그는 이번 대회에 수비전문 선수인 `리베로'로 출전, 127개의 상대 서브 중 81개를 완벽하게 리시브, 정확률 63.78％로 수비부문 5위에 올라있다.
한국대표팀 강만수 감독은 "높이와 파워에서 러시아에 절대적인 열세에 놓여있는 한국으로서는 서브리시브 등 수비에 사활을 걸 수 밖에 없다"며 "이 대임을 맡을 선수가 바로 이 호"라고 말했다.
한편 러시아의 최단신（1m86） 파벨 이바노 역시 `리베로'로서 수비의 핵심을 담당, 한국_러시아전은 `숏다리들의 결투'에서 승부가 판가름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