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재] 롯데 하위타선 복병
기사입력 1997년 05월 30일 14시 05분
김민재（24）가 롯데의 `발목지뢰'로 떠올랐다.
엄청난 화력은 없지만 얕잡아 봤다간 치명상을 당한다.
8번타자로 나간 한화와의 최근 3경기서 9타수 7안타 4타점.
방망이가 가장 약한 타순이라고 방심했다가 한화 신재웅과 송진우가 `KO'됐다.
지난 27일엔 선발 신재웅이 3_2로 앞선 6회 동점 2루타를 허용했고, 29일엔 구원등판한 송진우가 6_5로 리드한 9회말 끝내기 2타점 안타를 맞았다.
롯데의 7연패 뒤 3연승엔 그의 `알짜 활약'이 밑바탕이 됐다.
맹타로 신이 난 그를 두고 롯데 선수들 사이에선 `떴다, 김민재'가 유행어일 정도.
그러나 7연패가 이어질때 김민재는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었다.
5, 6패가 모두 그의 유격수 실책 하나에서 비롯됐기 때문.
5연패때는 5회 2사후 1루 악송구를 저질러 결승점을 내줬고, 6연패때는 홈악송구로 선제실점했던 것.
그 뒤 김민재는 웃음도 말도 잃었다.
좀처럼 내색하지 않는 김용희감독도 어지간히 열을 받았던지 7연패하던 25일에는 그를 아예 선발오더에서 빼 버렸다.
김민재로선 불과 일주일만에 지옥과 천당맛을 모두 본 셈.
"실수를 만회하려고 타격훈련량을 곱절로 늘렸어요. 수비감각은 아직도 가물가물해요."
29일 끝내기안타를 터뜨린 뒤에도 연패의 빌미였던 실책이 더 걸리는 표정이었다.
보통 잘되는 팀엔 기대하지도 않던 `효자타자'가 나타나는 공통점이 있다.
LG 신국환, 삼성 김한수 등이 좋은 예.
작년까지 프로 6년통산 타율 2할3푼8리에 그쳤던 김민재인 터라 롯데팬들에겐 그의 최근 부각이 상서로운 조짐으로 해석될만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