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성] '감잡았다'
기사입력 1997년 05월 30일 14시 04분
해태의 `삼손' 이호성（30）이 오랜만에 한껏 힘자랑을 했다.
2개 모두 다소 높았지만 무자비한 완력에 걸린 공은 여지없이 펜스를 넘어갔다.
29일 OB전에서 연타석 홈런을 친 이호성은 "10년 묵은 체증이 내려간 기분"이라고 말했다.
이호성은 지금까지 아무도 모를 고민에 숱한 밤을 새웠다.
타격폼 교정을 위해 지난 겨울 엄청난 훈련량을 소화했지만 실전에 들어가자 모든 것이 여의치 않았다.
여전히 타격 타이밍은 늦었고 어쩌다 안타가 나와도 시쳇말로 `바가지 안타'가 전부였다.
날마다 다른 선수들보다 1시간 먼저 운동장에 나와 땀을 흘렸지만 슬럼프 탈출 기미는 좀처럼 보이지 않았다.
급기야 이호성이 내린 결론은 `어려울 때일수록 마음을 편하게 갖자'는 평범한 진리.
29일 OB전에서도 타격폼에 얽매이지 않고 마음껏 휘두른 것이 오히려 좋은 결과를 가져왔다.
4월까지 1할대에서 허덕이던 타율도 차츰차츰 올라가 2할7푼9리에 이르렀다.
이호성의 타력회복을 누구보다 기다려온 사람은 김응용감독.
김감독은 평소에 "이호성이 4번을 맡고 홍현우가 3번으로 올라가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강조해 왔다.
박재용이 맡고 있는 3번이 아무래도 중량감에서 떨어진다는 판단 때문이다.
그러나 아직 이호성의 타격이 김감독에게 깊은 신뢰감을 주기에는 이르다.
이호성도 "몇 경기 더 두고봐야 알 것 같다"며 판단을 유보하고 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이호성이 살아나야 해태 타선에 무게가 실린다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