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비디오]박명환 조급한 투구... 강판 재촉
기사입력 1997년 05월 30일 00시 29분
LA 다저스 박찬호가 메이저 리그에서 통할 수 있는 것도 155㎞ 이상의 강속구와 함께 안정된 제구력이 뒷받침 되기 때문이다.
OB 선발 박명환은 고졸 2년생답지 않게 두둑한 배짱이 돋보이는 차세대 OB의 에이스다.
최고 시속 144㎞에 이르는 빠른 직구와 낙차 큰 커브 모두 대단한 위력을 발휘했다.
단 하나 컨트롤이 문제였다.
1회에만 26개의 공을 던진 박명환의 3회까지 투구 수는 77개.
완투한 투수가 평균 120개 안팎의 공을 던진다고 볼 때 박명환의 투구 수는 초반부터 한계치를 넘어서고 있었다.
박명환 자신도 이 점을 의식했는지 4회 들어선 어떻게든 초구에 스트라이크를 넣으려고 애쓰는 모습이 역력했다.
하지만 바로 이런 조급함이 박명환의 강판을 재촉한 결과가 되고 말았다.
4회말 무사 1루에서 9번 김종국의 보내기 번트 타구를 더듬거리다 악송구까지 범한 것도 따지고 보면 마운드에서 여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이어 1번 이종범에게 3점짜리 역전 홈런을 맞은 공은 초구 한가운데의 직구.
상대 타자가 이종범이란 사실을 감안했더라면 성급한 승부보단 유인구를 던져야 할 상황이었지만 박명환에겐 스트라이크 하나가 절실했다.
후반 한점 차까지 추격한 OB로 볼 때 더욱 아쉬움이 남는 공 하나였다.
컨트롤 불안이 가져다 준 성급한 승부, 박명환으로선 두고 두고 음미해볼만한 경기였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