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원] '제2의 전성기' 활짝
기사입력 1997년 05월 29일 14시 53분
더이상 거품이 아니다. 확실히 물이 올랐다.
`홍콩전의 사나이' 서정원（27．LG）이 제2의 전성기를 활짝 꽃피우고 있다.
지난 2월22일 홍콩과의 98프랑스월드컵 아시아지역 6조예선 1차전（2대0 승）서 귀중한 선제골을 터트렸던 그가 28일 대전에서 벌어진 홍콩과의 2차전（4대0 승）에서도 진가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얽힌 실타래처럼 공격의 실마리를 좀체 찾지 못하던 전반 23분 날렵한 몸놀림으로 오른쪽 측면을 휘젓던 서정원은 결승 페널티킥을 유도,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서정원은 이어 39분엔 승부에 쐐기를 박는 최용수의 2번째 골을 완벽하게 어시스트했다.
후반전에서도 서정원은 빠른 스피드를 바탕으로 홍콩 진영을 유린, 관중들의 탄성을 자아내며 기량이 확실히 만개(滿開)했음을 입증시켰다.
이런 추세라면 지난 94미국월드컵 스페인전（2대2 무）에서 종료직전 극적인 동점골을 터트린 기세를 재현하기에 충분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평가다.
그러나 최종예선에 진출한 것만으로 자족할 수는 없다.
월드컵 4회연속 진출이라는 국민적 여망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중동의 모래바람 등 더 험난한 고개를 넘어야만 하기 때문이다.
100m 11초에 주파하는 대표팀 최고의 준족. 올림픽대표－국가대표의 엘리트코스를 밟은 화려한 이력서의 주인공.
그러나 그런 그도 지난 2년 동안은 팬들의 주목을 끌만한 이렇다할 활약이 없었다. 극심한 슬럼프였다.
국제경기에선 곧잘 하다가도 국내리그에서는 무기력한 플레이로 일관하자 `국제용'이란 달갑잖은 꼬리표까지 붙었다.
그러나 지난달 폐막된 아디다스컵에서 8골을 넣어 당당히 득점왕에 올라 `국제용'이란 인식을 확실히 지워버렸다.
또 대표팀에서도 차범근 감독의 신임아래 붙박이 오른쪽 날개로 기용되며 예전 전성기때의 기량이 고스란히 되살아나고 있다.
서정원은 "프랑스월드컵 진출의 징검다리를 놓겠다"며 강한 자신감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