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현] 올 4차례 3이닝 못채우고 강판 수모
기사입력 1997년 05월 29일 14시 51분
해태 에이스 조계현（33）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현역 최고의 기교파 투수라는 명성에 걸맞지 않게 올시즌들어 초반에 난타당하며 강판되는 횟수가 부쩍 잦아 졌다.
올해 모두 9차례 등판해 불과 3이닝을 채우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간 것이 벌써 4차례.
특히 지난 24일 롯데전에서 ⅔이닝만 던지고 강판된데 이어 28일 OB전에서도 2이닝 동안 4안타의 뭇매를 맞고 교체됐다.
4승을 올리고 있지만 예년에 비해 구위가 상당히 떨어졌다는 것이 주변의 분석이다.
해태 김응용감독 조차 "공에 힘이 없다"고 말할 정도.
93년 17승, 94년 18승을 올리며 2년 연속 다승왕 타이틀을 따냈을 때의 위용이 많이 퇴색한 느낌이다.
하지만 조계현의 이같은 부진은 어느정도 예견됐던 일.
작년말 트레이드 자청 파문으로 한달여 동안 전혀 훈련을 하지 못한데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지난 2월엔 갑작스런 허리부상으로 하와이 전지훈련에 뒤늦게 합류했다.
140㎞대를 유지하던 직구 스피드가 올해들어 137㎞로 떨어지고 날카롭던 변화구가 밋밋해 진 것도 훈련부족의 이유가 크다.
이에 대해 조계현은 "동계훈련이 부족해 힘이 달리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구위에는 큰 차이가 없다. 단지 공이 가운데로 몰리기 때문에 맞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계현 자신도 최근들어 타자들이 만만하게 대들고 있는 점을 간파, 앞으론 맞혀잡는 방식 대신 정면승부로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생각이다.
해태 코칭스태프 역시 백전노장인데다 워낙 머리가 명석해 스스로 난국을 헤쳐 나오리라 낙관하고 있다.
지난 89년 입단 이후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는 조계현, 앞으로 그의 투구내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