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규제] '속죄투혼' 보라
기사입력 1997년 05월 29일 14시 51분
묶은 자가 푼다고 했던가.
쌍방울 조규제（30）가 스스로 만든 문제해결에 나선다.
자신이 빌미를 제공했던 팀의 올시즌 첫 4연패를 끊는 게 `결자해지'해야할 과제.
지난 24일 잠실 LG전부터 28일 인천 현대전까지 연패의 수렁에 빠진 팀을 구해내는 것이 그의 임무다.
사실 조규제가 팀에 역적 역할을 한 건 연패시작 다음날인 지난 25일 잠실 LG전.
3_3으로 동점이던 8회에 등판, 결승점을 내주며 팀을 시즌 첫 5위로 끌어내렸다.
좌완이면서 왼손 서용빈에게 결승타를 허용하는 창피를 감수하며 지난달 30일 광주 해태전부터 이어온 7연속 세이브 행진도 끝.
그 패배 후유증으로 팀은 힘안들이고 이길수 있는 상대로 여겼던 현대에 다시 2번을 더 졌다.
더군다나 지난 27일 현대전에서는 2-3으로 뒤진 7회말 2사 만루에 등판, 비자책이지만 3점을 내줘 역전의 기회를 없애 버렸으니 입이 있어도 할 말이 없는 입장.
선발투수들의 잇단 부상으로 승산이 보이는 경기는 확실하게 책임져야 할 처지에 오히려 게임을 망쳤으니 죄책감이 더하다.
"마무리투수로서 가장 기본적인 임무를 하지 못해 후배들을 볼 면목이 서지 않는다. 내가 뿌린 씨앗은 내가 거둬 체면을 세우겠다."
지은 죄값을 두배로 갚겠다는 조규제의 다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