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로비안나이트] 어이없는 일 다섯가지
기사입력 1997년 05월 29일 14시 51분
우리말 감탄어 중에 `어이구머니∼！'가 있다.
기가 막힐 때, 고통스러울 때, 불쾌, 놀라움, 당황(황당), 반가운… 등등 마음과 몸이 예사롭지 않을 경우에 뱉게 되는 말이다.
그런데 뒤의 `머니'는 돈(Money)을 뜻하는 외래어라서 그런지 뚝 떼어 버리고 `어이구'만 쓰더니 요즘에는 다시 `어이'만을 사용하다가 지금은 아예 `어이가 없다'라고도 한다.
이러다가 완전히 `어이'가 사라지고 말지도 모르겠다.
어처구니와 어이는 물론 `어！'도 나오지 않는 경우를 살펴보자.
하나-
그저 구경만 하려고 들어 간 백화점. 반짝세일이니 그런 걸 할 때는 백화점에서도 3천원짜리 티셔츠가 있다.
그 거 살까말까하고 깊은 곳에 넣어둔 만원짜리를 만지락거리고 있는데 중고생으로 보이는 어린 아해들은 10만원짜리 수표 몇장씩 꺼내 팡팡 쓸때….
두울-
선거철만 되면 얼굴을 내미는 사람들이 있다. `뽑는'주권을 행사하겠다는 것이 아니고 `뽑히는(출마)'권리를 찾으시겠다는 것이다.
동네 반장감으로도 부족한 사람이 대통령이 되어 보겠다는 건, `어랍쇼！'나 방송엠시 `허참！'의 이름을 씨도 안 붙이고 부르게 되는 경우다.
하늘이 내린 용(드래곤)말고 땅 속에서 기어 나온 토룡(지렁이)은 가라！
세엣-
하두나 용돈을 안 주는 부모님에게 귀여운 자녀가 `영어사전'사고 `콘사이스'산다며 두 번 돈을 타는 삥땅은 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것들은 같은 거라며 정확히 짚어 내면서 돼지쓸개를 곰쓸개(웅담)라며 수백만원씩 주고 사먹는 어떤 아버지를 볼 때….
네엣-
학교 때는 더럽게 공부도 못하고 지지지지리도 지저분하던 녀석였는데. 세월이 몇 년 흐른 뒤에 3천시시도 훨∼ 넘는 고급 승용차에 몸 싣고 비서 대동하고 나타났을 때… 세상 구조 참 이상타！
다섯-
지하철 같은 데서 옆자리에 젊고 예쁜 여자가 탔다. 어떻게 해 볼려고 우선 침 한 번 삼키고 접근해 `저, 아가씨'하고 차에 어디서 들리는 일성호가 남의 애를 끊는다.
`애 쉐이야, 남의 마누라한테 왜 껄떡대?'그 목소리의 주인공은 옆에서 졸던 늙고 후줄근한 아저씨 아닌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