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중일] 듬직한 맏형
기사입력 1997년 05월 28일 13시 49분
역시 든든한 맏형이다.
목 디스크에서 회복한 주장 류중일（34）이 합류하자 삼성 선수들의 움직임이 달라졌다.
어딘가 모르게 손발이 맞지않은 불안한 플레이를 보였던 내－외야진도 이젠 안정을 되찾았다.
류중일이 16일만에 스타팅으로 출전한 지난 27일 삼성은 모처럼 내용있는 경기를 연출했다.
비록 방망이가 터지지 않아 LG에 4대2로 패하긴 했으나 코칭스태프는 경기후 선수들에게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바로 경기 흐름을 훤히 꿰뚫고 있는 류중일이 야수들을 진두지휘, 군더더기 없는 플레이를 했기 때문이다.
그만큼 류중일이 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다.
성적으로는 후배들을 압도할 만한 정도는 아니지만 주장답게 몸을 사리지 않고 팀을 이끌어 온지 오래.
"후배들은 잘하는데 정작 내 성적이 예전만 못해 걱정이다. 목 상태가 좋아졌기 때문에 이제부터 타력에 욕심을 내볼 생각이다."
27일 현재 22경기에 출전한 류중일은 타율 2할5푼, 16타점, 홈런 3개에다 무실책.
공격적인 면만 놓고 보면 빈약하지만 팀 공헌도는 타격 1, 2위를 달리는 이승엽과 양준혁에 크게 뒤지지 않는다.
경기의 흐름을 바꾸는 견실한 수비와 중요할 때 한방씩 떠뜨리는 재치넘치는 플레이는 30대 중반의 나이를 잊게 한다.
백인천감독은 "중일이가 가세하면서 팀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 당분간 4위권을 유지할 수 있는 큰 힘"이라고 말했다.
지난 27일 4타수 2안타로 타격감마저 되찾은 류중일은 이제 신바람 내는 일만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