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팀] '수비불안 걱정마'
기사입력 1997년 05월 28일 13시 49분
견고한 수비에 바탕을 둔 화끈한 공격축구를 표방하는 `차범근 축구'가 차츰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한국축구는 골결정력 부족과 고질적인 수비불안이 만성적인 취약점으로 꼽혀왔으나 우선 수비에 대한 우려를 빠르게 불식시켜 나가고 있다.
육탄방어를 트레이드마크로 굳힌 수비라인은 게임을 할수록 가공할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지난 1월 호주대회부터 지난 21일 한－일전까지 치른 A매치（국제경기） 7게임의 실점은 고작 5골. 게임당 평균 1실점도 안되는（0.72골） 수준급 방어력이다.
차범근 감독은 당초 공격력의 급격한 약화에 따라 팀이 정상 궤도에 오를 때까지 수비를 강화하는 실리축구를 구사한다는 계획이었는데 이 작전이 그대로 맞아떨어진 셈이다.
수비의 핵(核)은 단연 `대인마크의 귀재' 최영일（31．대우）이다.
최는 한－일전서 `일본 축구영웅' 미우라를 90분간 줄기차게 따라다니며 괴롭혀 찰거머리의 명성을 재확인했다.
최영일은 최고참임에도 불구, 후배들의 귀감이 될만큼 성실하고 투지 넘친 플레이가 돋보인다.
최근 몰라보게 급성장한 김상훈（24．현대）도 빼놓을 수 없다.
여기에 신예 최성용（상무）과 이민성（대우）이 뒤를 확실히 받쳐주고 육탄수비의 맥(脈)을 잇는 김태영（전남） 이상헌（동국대） 등도 건재하다.
유난히 정신력을 강조하는 차범근 감독이 이들에게 주문하는 것은 단지 하나.
"설령 골을 허용하더라도 마지막 순간까지 절대 포기하지 마라. 최선을 다하라."
수비를 위주로 한 실리축구에서 화끈한 공격축구로의 전환을 꾀하는 차범근 감독의 2단계 작업도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