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태] '쌍방울 희망'
기사입력 1997년 05월 28일 13시 49분
잔뜩 낀 먹구름 사이를 뚫고 비추는 한줄기 햇살.
쌍방울 김기태（28）는 요즘 막다른 골목에 몰린 팀의 희망이다.
선발투수들의 잇단 전력이탈로 비빌 언덕이 없는 돌격대가 유일하게 기댈수 있는 최후의 보루가 바로 그다.
오봉옥 박성기 박진석 김원형 등 투수들의 줄줄이 부상으로 믿을 것은 김기태의 방망이 밖에 없는 게 현재 팀의 고민.
이런 사정을 아는지 `역시 김기태'라는 소리를 들을만큼 돌아가는 방망이가 매섭다.
최근 7경기에서 26타수 14안타（0.538）, 3홈런에 10타점.
어느덧 타율도 3할4푼6리（4위）로 뛰어올랐고 31타점으로 팀내에서 첫째가는 공을 세우고 있다.
특히 5월들어 7개의 홈런을 쏘아올리며 총 8개를 기록, 대포 경보도 함께 울리고 있는 중.
지난 27일 인천 현대전은 이런 김기태의 믿음직한 모습을 확인해준 무대.
0_1로 뒤진 3회초 김기태는 우월 2점홈런으로 경기를 뒤집었다.
9회에도 안타를 기록해 4타수 2안타 2타점.
팀이 비록 2대10으로 역전패했지만 홈런을 내준 최창호가 "막혔다고 생각했는데 넘어갔다"고 말할만큼 물이 오를대로 오른 타격 컨디션이다.
"시즌 초반 오른쪽 중이염으로 고생했는데 완쾌된 뒤부터 타격 페이스가 살아나고 있다. 팀이 어려운 때 간판타자의 몫을 해야 하지 않겠는가."
역시 난국에 믿고 찾을 만한 김기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