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 '계약동문회' 늘어
기사입력 1997년 05월 28일 13시 49분
`평생 한 학교만 바라보고 살 수 없잖아요'.
대학가에 `계약동문회'가 늘고 있다.
계약동문회란 일정 기간동안 특정학교와 조인트 동문회를 갖고 기간이 만료되면 자연스럽게 다른 동문회를 찾아 나서는 것.
과감하게 절개를 버리고 새로운 짝을 찾아나서는 동문회가 늘고 있는 것은 보다 많은 동문의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다.
남녀의 성비가 맞지 않는데도 전통적인 조인트관계를 고수하다 보면 썰렁한 동문회가 되기 십상이라는 것.
결국 이성의 숫자를 맞출수 있는 학교와 조인트를 함으로써 기존의 동문회원은 물론 푸릇푸릇한 새내기까지 끌어들이자는 의도가 숨어있다.
선후배 관계를 중시하던 과거의 동문회에서 놀고 즐기기 위한 동문회로 성격이 점차 변화되고 있는 것도 계약동문회의 활성화를 부추기는 주요 요인이다.
이밖에도 항상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신세대 사고방식이 작용, 이성친구를 바꾸 듯 새로운 상대를 만나는 짜릿한 즐거움을 맛보자는 뜻도 담겨있다고.
계약동문회의 기간은 보통 1년이며 서로의 반응이 좋으면 연장계약이 가능하다.
박찬군(22·경희대 2년)은 "조인트 학교의 여학생들이 갈수록 참여가 저조해져 결국 상대 학교를 바꾸게 됐다"며 "계약동문회를 시작한 뒤 동문회에 참석하는 학생수가 훨씬 많아졌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계약동문회로 바꿨다는 이규현양(21·중앙대 2년)은 "동문회에 나갈 때마다 상대가 바뀌어 혼란스럽다"며 "오랜 친구를 사귀듯 잘 맞는 한 학교와 지속적으로 우정을 쌓는 것이 화합을 중시하는 동문회의 취지에도 잘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