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性클리닉] 여자는 남자비해 성생활 오래 지속
기사입력 1997년 05월 28일 13시 49분
지방에서 개업을 하고 있을 때였다.
명절이 되면 도회지에 나가있던 자손들이 선물을 사들고 고향의 어른과 성묘를 위해 돌아온다.
명절 무렵이 되면 지방 병원은 바빠진다.
자식들이 그동안 못한 효도를 한답시고, 노부모의 보약도 짓고 아픈 곳이 있으면 병원을 찾기 때문이다.
명절이 지난 어느날, 10여명의 아들, 며느리, 손자들이 65세가 되는 노인을 모시고 들어왔다.
`자궁암이 아주 심한 상태인 것 같으니 마지막으로 진찰이라도 해달라'는 것이었다.
환자의 형편을 물었더니 1년전쯤 남편과 사별한 뒤 혼자 살아가고 있는 할머니였다.
진찰을 해보니 자궁에서 심한 악취가 나는 데다 분비물과 출혈까지 있어 일단 자궁암으로 추측했다.
상태를 좀더 자세히 알기 위해 내진을 했다.
한데 손끝에 이상한 금속성 촉감이 느껴지는 게 아닌가.
조심스레 꺼내보니 드링크병 뚜껑이었다.
모든 상황이 확인되는 순간이었다.
그동안 날카로운 병 뚜껑이 질 안에 머물면서 부드러운 질벽에 상처를 내 염증이 생긴 것이었다.
남편과 사별한 뒤 얼마나 남편이 그리웠으면 드링크병 뚜껑으로 그리움을 달래다가 이 지경이 됐을까 생각하니 가슴이 아팠다.
치료는 간단하게 끝났다.
나는 단순한 염증 치료를 해주고 말기 자궁암을 낫게 한 명의로 소문났다.
환자가 드링크병 뚜껑에 대해 절대로 비밀로 해달라고 신신당부를 했기 때문이다.
여자는 남자보다 성기능이 오랫동안 지속된다.
게다가 꾸준히 성생활을 해온 사람은 성적 쾌감을 잊기 힘들게 마련이다.
결혼을 할 때 남자는 연하의 여자를 얻는 게 보통이지만 평균수명은 여자가 더 길어 결국 여자는 늙어서 혼자 살아야 하는 기간이 길 수밖에 없다.
남자는 아내를 위해서라도 건강하게 오랫동안 살아야 남편의 도리를 다하는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