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기아 최상철 단장 '허재 현금트레이드 안된다'
기사입력 1997년 05월 27일 14시 49분
지난 23일 전격적인 이적 요청으로 프로농구계를 뒤흔들어 놓은 허 재에 대해 일단 기아측은 `현금 트레이드 절대불가론'을 표명하고 있다.
NBA（미국프로농구） 시찰을 위해 출국했다 일정보다 이틀여 앞서 24일 급거 귀국한 최상철 기아단장은 27일 "이적료로 수십억원을 준다해도 허 재를 내놓을 생각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최단장은 "지난 10여년간 고락을 같이 했던 의리를 봐서라도 현금 트레이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기아측은 지난 24일 KBL（한국농구연맹）에 `분쟁 조정을 위한 중재신청'을 문의하는 등 허 재의 이적에 대해서 물밑 검토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기아측은 여론이 수세에 몰릴 경우 선수간 맞트레이드 카드를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농구대잔치 7회 우승 등 `기아 왕국'을 건설하는데 일등공신이었던 허 재를 현금 트레이드할 경우 쏟아질 비난을 피하면서 세대교체라는 명분을 세울 수 있는 선수간 맞트레이드 카드를 제시하겠다는 것.
그러나 허 재는 "나의 지명도를 감안해볼 때 상대팀으로서는 간판급 선수를 파트너로 내놓아야 할텐데 선수로서 전성기가 2∼3년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맞트레이드는 풀어주지 않겠다는 처사"라고 주장한다.
한편 기아측은 "허 재의 이적 요청은 우리팀을 음해하려는 구단의 배후에서 비롯된 것 같다"며 특정구단까지 지목하고 있다.
지난해 음주파동 이후 공식석상에 서는 것을 기피해왔던 허 재가 기자회견을 요청하며 이적을 요구하게 된 데는 특정구단과 이미 각본을 짜놓고 벌이는 연극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대해 허 재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라며 "이적료만 지불해 줄 수 있는 구단이라면 어디든 갈 의사가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