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훈기관전평] 변화구위주 투구패턴 효과
기사입력 1997년 05월 27일 14시 36분
오랜만에 박찬호가 야수들의 시원스런 지원을 받았다.
초반에 직구가 가운데로 몰려 어려움을 겪었지만 오히려 이닝이 거듭되면서 낮은 공을 던지는데 주력하며 경기를 풀어나갔다.
특히 다저스가 3-1로 앞선 4회부터는 직구보다 변화구 위주로 투구 패턴을 바꿔 효과를 봤다.
박찬호는 출발이 불안했다.
1회초 플로리다 톱타자 칸젤로시에게 4구를 내줬고, 2번 렌테리아의 3루 병살타성 타구가 3루수 질의 펌블로 선행주자만 잡는데 그쳐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3번 플로이드와 4번 알루를 범타로 처리하며 자신감을 갖게 됐다.
또 2회말 1사후엔 6번 질이 선제 좌월홈런을 날리자 한결 편하게 경기를 풀어갈 수 있었다.
박찬호는 4회까지 더크너주심의 스트라이크존이 좁아 애를 먹었고, 누상에 주자가 나가면 더욱 흔들려 투구수가 많아졌다.
3회초 선두 8번 그랙 존에게 우전안타를 내준 뒤 다음 타자들과 풀카운트까지 신경전을 펼쳐야 했다.
박찬호는 4회초 3번 플로이드에게 홈런을 맞고는 장타력을 지닌 플로리다 중심타선을 지나치게 의식해 계속 풀카운트까지 끌려갔지만 직구와 변화구를 적절히 섞어가며 더이상의 실점을 허용하지 않았다.
지난 5일 시카고전에서 2승을 올린 뒤 3차례 등판하는 동안 승리없이 1패를 기록했던 박찬호가 심리적으로 매우 쫓겨 제구력이 흔들렸지만 경기 운영능력에서 성숙된 모습을 보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