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달맞이고개] 전국 오렌지족 '주말 아지트'
기사입력 1997년 05월 26일 14시 40분
부산 해운대앞 달맞이 고개가 전국 오렌지족의 `주말 아지트'로 떠오르고 있다.
전망좋고 분위기 좋은 카페, 레스토랑, 바, 모텔이 몰려있는데다 24시간 영업하고 있어 주말에 왔다 꿈같은 하룻밤 데이트를 즐기고 돌아가는 젊은이들이 적지 않다.
밤바다가 내려다보이는 근사한 레스토랑에 앉아 양식을 먹고, 생맥주나 레몬 소주를 마신 후 새벽 동이 틀 무렵 해장국을 먹고 서울로 돌아간다.
카페 `화이트하우스'의 한 종업원은 "경남－북 지역은 물론 멀리 전라도나 서울의 단골 고객도 많은 편"이라며 "이 가운데는 매주 찾아오는 단골도 있다"고 말했다.
대구의 경우 오후 10시 이후에 출발한다해도 차가 막히지 않아 2시간이면 충분하다는 것.
서울의 경우도 토요일 오후에 출발하면 새벽 닭이 울기전에 달빛 젖은 고개에 도달하기에는 큰 어려움이 없다.
달맞이 고개가 이처럼 전국 오렌지족의 집합소로 명성을 날리기 시작한 것은 3년전 해운대에서 송정으로 넘어가는 달맞이 고개 어귀마다 고급 빌라를 연상시키는 카페들이 들어서면서부터.
찾는 이가 느는만큼 카페의 수도 계속 늘어 `알렉산더' `언덕위의 집' `달빛속의 집' `오페라' `프랑스타운' 등 50여개의 카페 및 레스토랑이 빼곡히 들어선 지금도 새로운 업소를 짓기 위한 공사가 계속되고 있다.
부산의 `베벌리힐스'로 불리는 달맞이 고개는 그러나 연인의 데이트 및 가족의 나들이 명소로 자리잡고 있다는 긍정적인 평가와 함께 사치와 과소비를 조장한다는 곱지 못한 시선도 받고 있다.
황 정양(20．동아대 1년)은 "버스로는 갈 수 없게 돼 있는데다 가격 또한 비싼 편이라 위화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밤샘 영업을 하는 술집과 모텔이 줄지어 있는만큼 청소년 탈선의 현장이 될 우려도 적지 않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