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性 아는만큼 보입니다
기사입력 1997년 05월 26일 13시 47분
얼마전 정력에 좋다고 독개구리를 잡아 먹은 사람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 충격과 함께 경종을 울려 주고 있다.
사실 인류 역사상 강장제만큼 사람들의 관심을 끈 것도 드물다. 그러나 진실을 알고 나면 헛웃음이 나온다. 감자가 합리주의 나라 영국에 처음 들어왔을 때, 영국인들은 감자가 성욕을 촉진시킨다는 불합리한 믿음을 가졌을 정도니까.
성의학전문의 설현욱박사가 펴낸 `성 이야기'(성아카데미)는 성에 관한 온갖 속설의 허와 실, 성에 관한 담론, 성의학적 지식을 흥미롭게 풀어 놓은 책이다.
설박사는 "대부분의 강장제는 현대 의학에서 그 효과가 부정된 지 오래"라고 단언한다.
해구신, 호랑이의 음경과 고환, 뱀, 미꾸라지, 보신탕 등은 심리적 만족은 줄지 모르지만 침대 위에서 실효는 없다는 것. 바나나가 남성의 그것과 닮았다는 이유로 강장제로 여겨진 경우도 있었다니까.
성은 인류의 영원한 화두일까. 그래서인지 역사속의 인물 또한 갖가지 에피소드를 후세인들에게 전해 준다.
대영제국의 왕위와 심프슨 부인을 바꾸어 버린 에드워드 8세는 조루환자, 루이 16세는 발기부전 환자였다. 루이 16세는 마리 앙트와네트와 결혼해 부부관계를 이루지 못하다 7년 뒤 우여곡절끝에 합방에 성공했다. 이에 감격한 마리 앙트와네트는 친구에게 이를 자랑하는 편지까지 썼다.
히틀러는 지저분한 성도착증 환자였다. 그는 여배우들과 동침한 뒤 비밀경찰을 시켜 살해했다. 자신의 변태행위가 소문날까 봐.
고릴라는 발기시에도 5㎝ 밖에 안된다니 15㎝(한국인은 11.2㎝라는 보고가 있다)나 되는 인간은 몸집에 비해 `큰 물건'을 가진 특이한 경우다. 그러나 다른 포유류와는 달리 그 안에 뼈가 없어 발기부전이라는 불행을 맞아야 하니 아이러니.
이밖에 이 책은 포경수술 남성불감증 오르가슴 조루와 지루 등 성에 관한 다방면의 지식들을 알기 쉽게 소개해 준다.
또 드문드문 들어있는 박재동화백의 만화식 삽화도 그 특유의 재치로 배꼽을 잡게 만든다.
지은이 설현욱박사는 서울의대 외래 교수로, 서울 압구정동에 서울성의학클리닉도 개업하고 있는 현직 의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