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동심의 메아리'
기사입력 1997년 05월 26일 13시 47분
어린이들이 `새치기 음주운전 과속에 신호위반'을 일삼고, `앞으로는 근엄한 척 뒤로는 뇌물을 받는' 어른들의 비양심적인 행태를 신랄하게 비판하는 공연이 열린다.
서울시립 국악관현악단(지휘 김영동)이 29, 30일 오후 7시 30분 세종문화회관 대강당에서 펼치는 가정의 달 기념 음악회 `어른들은 왜 그래요?'.
어린이들의 눈에 비친 사회 가족 환경 문제를 옴니버스 형식으로 구성해 관현악과 합창으로 꾸미는 무대다.
연주 작품은 `어른들은 왜 그래요'를 비롯해 `돈이 최고야', `이런 나라에서 살고 싶어요', `숯검댕이 물오리', `난지도에 피는 꽃' 등 15곡.
공연의 기둥은 초등학교 및 중학교 학생들이 쓴 가사. 이 글에 소설가 이창용 김현아씨가 운율을 맞게 손질하고 김영동씨가 곡을 붙인 작품을 서울시립 소년소녀합창단 120명이 독창과 합창으로 부른다.
1부의 주제는 사회. 어린이들은 `양담배에 수입양주, 외제하면 끔뻑 죽죠'라고 꼬집는다. 게다가 `살아있는 곰쓸개에 빨대 꽂아 마시고/공장에선 폐수 방류 쓰레기는 아무데나' 버리는 어른들의 모습은 추악하기만하다.
그래서 어린이들은 `눈과 눈이 부딪치면/활짝 웃음을 짓고/마음 아픈 사람에겐/따스한 위로'를 보내는 `생명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많은' 나라를 꿈꾼다.
2부는 정옥조 현대무용단의 가족을 주제로 한 무용극으로 꾸며진다.
3부에서는 환경을 이야기한다.
어린이들은 묻는다.
"언제부터인지 하늘이 보이질 않아요/맑고 새하얀 하늘이/옛날에는 하늘이 맑았다던데/언제쯤 그 옛날 하늘 다시 볼 수 있을까요?."
그러나 이번 공연의 백미는 어린이들이 결코 희망을 잃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들은 쓰레기가 썩고 더러운 냄새가 나는 난지도를 노래하며 `꽃망울 위로 하얀 나비 너울너울' 날아다니는 정경을 놓치지 않고 `민들레 인사에 내 얼굴도 방긋방긋' 웃는 맑은 동심을 마지막 곡으로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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