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리그 배구] '쿠바 깨라'
기사입력 1997년 05월 23일 14시 58분
패기의 김세진이냐, 관록의 데스파이네냐.
강만수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배구 대표팀이 세계배구 `빅3'중의 하나인 쿠바와 격돌한다.
24∼25일 광주 염주체육관에서 벌어지는 97월드리그 국제 남자배구대회 예선 C조 경기가 그 무대.
쿠바는 총상금 800만달러（70억여원）가 걸린 세계배구 왕중왕전인 월드리그서 3차례（91∼92년, 94년）나 준우승한 강팀으로 96애틀랜타 올림픽서는 예선 A조 1위를 달리다 B조 4위 러시아에 덜미를 잡혀 4위에 머물렀다.
한국은 지난 87년 제4회 세계 청소년 남자배구대회（바레인）에서 쿠바를 3대2로 꺾은 이후 10여년간 역대 대표팀（청소년 포함）과의 맞대결서 한차례도 이긴 적이 없다.
쿠바는 이번 97월드리그서도 전통의 강호 러시아에 2연승을 거두는 등 쾌조의 상승세를 구가하고 있다.
반면 한국은 지난 17∼18일 96올림픽과 96월드리그 우승팀 네덜란드에 2연패, 세계배구의 높은 벽을 실감하고 있다.
더욱이 한국은 지난 3월초에 끝난 97슈퍼리그 후유증으로 신진식（삼성화재） 등 주전들이 각종 부상에 시달리고 있어 1승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은 쿠바의 간판인 데스파이네（31．1m94．라이트）, 브룩스（28．1m87．레프트） 등이 `지는 해'임을 감안, 패기의 김세진（23．2m．라이트）과 신진식（22．1m88．레프트）을 맞대결시켜 정면승부한다는 각오다.
또 한국은 FIVB（국제배구연맹）가 이번 대회서 시험 채택한 리베로（전문 수비수제）에 큰 기대를 걸고있다.
한국은 네덜란드전에서 1m80의 단신 수비수 이 호가 투입돼 평균신장 1m99의 네덜란드 공격을 차단, 눈길을 끌기도 했다.
한국 대표팀의 강만수 감독은 23일 "홈에서 반드시 1승을 따내기 위해 국제경험이 많은 세터 이성희를 긴급 차출했다"면서 "과감한 정면돌파로 한국 배구의 저력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