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호텔] '실종된 양심 찾기' 이색 캠페인
기사입력 1997년 05월 23일 14시 58분
`실종된 양심을 찾읍시다－.'
한보비리, 불경기 등 기업들이 총체적 난국에 빠진 가운데 신라호텔이 기업 활성화를 위한 이색 캠페인을 벌이고 있어 눈길을 모으고 있다.
`양심 돼지 저금통'과 `설마가 사람 잡는다'는 캠페인이 바로 그것.
양심 돼지 저금통은 재활용이 가능한 종이를 그냥 버렸을 때나, 다먹지도 못할 식사를 가득 담아 그냥 잔밥처리했을 때, 아내나 동료, 부하직원의 기분을 상하게 했을 때, 스스로 다짐한 약속을 지키지 못했을 때, 본의아니게 고객에게 피해를 입혔을 때 등등 개인이나 가정, 회사를 위해 무언가 양심에 꺼림칙한 행동을 했을 경우 자발적으로 돼지 저금통 안에 동전을 집어넣는 것.
이렇게 모은 동전은 부서 회식이나 불우이웃 돕기, 북한 어린이 돕기 기금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할 예정.
김선정 판촉팀장(39)은 "그동안 30명의 부서원들이 양심 저금통을 부지런히(?) 이용한 덕에 20여만원의 돈을 모았다"며 "연말쯤 불우이웃을 돕기 위한 기금으로 사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캠페인이 시작된 것은 지난 3월.
지난 1월 부임한 이길현사장이 "어린 시절 한푼 두푼 저축하던 순수한 마음으로 돌아가 회사생활을 활기차게 해보자"는 이야기를 털어놓은 데서 비롯됐다.
`설마가 사람 잡는다'는 캠페인 역시 이 사장의 아이디어.
실수하거나 실패하면 숨기기에 급급하며 왜 실패했는지의 이유를 서로 나눌 기회가 없고, 그러한 실수나 실패는 언제든지 반복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불필요한 경비가 소요되는 등 악순환이 계속 될 수 있다는 데서 착안한 것이다.
실수에 대해 처벌을 하지 않기 때문에 이 캠페인에는 개인 뿐아니라 부서 전체가 응모하는 등 호응도가 무척 높은 편.
구매팀의 경우 구매 과정에서 발생한 `실패사례'라는 제목으로 30여개의 사례를 제출하기도 했다고.
신라호텔측은 이를 책자로 발간해 사원 교육용으로 활용하는 한편 이 캠페인을 객실에 투숙한 고객에게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이인배 홍보팀장은 "이 캠페인을 통해 잃어버린 양심을 되찾음으로써 개인은 물론, 기업의 발전을 도모하고 나아가 밝고 명랑한 사회를 만드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