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재] '기아 떠나겠다'
기사입력 1997년 05월 23일 13시 39분
`농구천재' 허 재（許載．1m88．부산 기아）가 트레이드를 요청했다.
충청도 등지에서 `낚시여행'을 끝내고 23일 귀경한 허 재는 이날 타워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기아에서는 내 기량을 마음껏 펼쳐보이는데 한계가 있다"며 "나는 물론,기아를 위해서도 팀을 떠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허 재는 트레이드 요청에 대해 "기아에는 스타급 선수들이 많아 역할이 상충될 뿐만 아니라 `샐러리캡'을 적용하고 있는 프로농구에서는 서로 불리한 입장"이라며 "한국프로농구의 균형발전을 위해서도 스타들의 분산이 이뤄져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허 재는 프로농구 원년 플레이오프서 `수비농구'에 비중을 둔 최인선 감독의 전략에 따라 김영만 이훈재 등에게 자리를 내주고 거의 벤치를 지켰었다.
이 때문에 아마시절 최고스타로 군림해 온 허 재는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었고 최인선 감독과도 `불편한 관계'가 됨으로써 트레이드를 요청하기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기아는 현재 한국프로농구 최고연봉선수인 허 재（1억2천만원）를 비롯,김유택（1억1천900만원） 강동희（1억500만원） 등 3명의 억대연봉선수를 거느리고 있는데다 원년 플레이오프서 맹활약한 김영만도 다음 시즌 억대연봉 진입이 확실시 돼 10억원으로 돼 있는 샐러리캡（팀연봉총액상한제）이 포화상태에 이른 것이 사실.
허 재는 "나를 원하는 팀이 있으면 어느 팀이든 가겠다"고 밝혔으나 내심 원년리그서 준우승한 원주 나래행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나래는 이흥선 단장과 최형길 사무국장, 이재호 코치 등이 허 재와 같은 용산고 출신이어서 허 재와 상당한 교감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지난 88년 기아에 입단한 허 재는 10년만에 기아 유니폼을 벗고 나래에 새 둥지를 틀 가능성이 높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