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순가족회견] '배고픔 못견뎌 전선 끊어팔아'
기사입력 1997년 05월 22일 15시 26분
최근 북한 주민들이 식량난에 시달리다 못해 전기 및 전화용 동선을 훔쳐 중국 밀수꾼에게 팔아넘기는 사건이 잇따르면서 전기선을 훔치는 주민들을 공개 처형하고 있다고 지난 13일 서해를 통해 귀순한 김원형（57）, 안선국씨（46） 등 탈북 두 가족들이 밝혔다.
22일 한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가진 김씨 부부는 "배고픔에 시달리는 주민들이 늘어나면서 야간에 산간 전신주나 지하 매설 전기 및 전화용 동선을 몰래 끊어내 이를 중국 밀수꾼에게 팔아넘기고 있다"며 "북한 당국은 최근 이같은 사건이 잇따르자 전기선을 훔치는 주민들을 공개처형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지난 3월 남신의주 장마당 뒤편 공개처형장에서 26세 정도의 남자 1명이 동선 절단죄로 공개 총살당하는 것을 목격했다고 김씨의 부인 김의준씨（53）가 주장했다.
이같은 동선 절단으로 북한내 공공기관이나 공장의 전기－통신 공급이 중단되는 사태가 잇따르면서 북한 당국은 공개처형이라는 `극약처방'을 택했다고 김씨 부부는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