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석] '운영의 묘'못살린 축구행정
기사입력 1997년 05월 22일 15시 01분
목동 112명, 수원 3천851명.
21일 야간경기로 열린 97프로스펙스컵 프로축구대회 2경기에 입장한 관중숫자다.
같은 시간 일본 도쿄의 요요기 국립경기장에선 정기전 성격으로 2002년 월드컵축구대회 한－일공동개최를 기념하는 한－일 친선축구대회가 열리고 있었다.
이 경기는 TV와 라디오를 통해 전국에 중계방송됐다.
이쯤되면 축구에 관심이 있는 팬들이면 일찌감치 퇴근해 한－일간의 축구대결을 관전하리라는건 불보듯 뻔한 일이다.
특히 한－일간의 빅게임이 열릴때면 시민들의 이른 귀가로 도심 길거리가 한산해 지는 일은 지금까지 자주 보아 온 일이다.
그러나 프로축구연맹은 이날 프로경기를 고집스럽게도 강행했다.
그나마 이날 프로축구 경기장을 찾은 손으로 헤아릴 정도의 관중들조차 손에는 라디오를 들고 귀는 라디오에 맞긴채 눈만 맥빠진 그라운드의 프로경기를 응시했다고 하니 프로연맹의 근시안적 행정에 아연해 질 수밖에 없다.
`프로 스포츠는 관중을 먹고 산다'는 말은 프로축구연맹 관계자들에게는 무색할 정도다.
관중이 오든 말든 연맹의 계획대로 경기만 치르면 그만이라는 프로연맹의 배짱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연맹이 조금만 축구팬들을 배려했다면 이날 열릴 경기를 다음날로 연기한다해도 별탈이 없었다.
더구나 연맹은 전날 조명탑 건립지연을 이유로 LG－현대의 안양경기를 22일로 연기한 바 있다.
이쯤되면 연맹이 주말경기를 핑계댈 수만은 없을 것이다.
`프로축구가 살아야 한국축구가 발전한다'는 프로연맹의 `아우성'이 얼마나 공염불에 불과한지를 스스로 입증한 셈이다.
축구외교에만 동분서주하고 있는 정몽준 대한축구협회장도 이제는 내치（內治）에 정말 팔을 걷어붙여야 할 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