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준호] '터널끝이 보인다'
기사입력 1997년 05월 22일 14시 59분
불행중 다행이다.
될듯될듯 하면서도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현대에 웃을 일을 만드는 선수는 `독사' 전준호（28）다.
공격의 첨병인 전준호가 요즘 들어 방망이 중심에 공을 맞히고 있다.
트레이드 이후 극심한 심적 부담 때문인지 데뷔후 유례없는 슬럼프를 겪고 있는 전준호지만 이제 그 끝에 서있는 느낌이다.
21일 해태전에서 첫타석인 1회말 2번으로 나가 깨끗한 우전안타를 터뜨렸고 5회 무사 1루에서는 착실히 투수앞 희생번트로 제몫을 다했다.
전날인 20일 게임에서는 총알같은 우익선상 3루타를 터뜨려 프로 최초의 50 3루타에 1개를 남겼다.
최근 4게임에서 꾸준히 안타 1개씩을 치며 올라오는 추세.
장기인 선구안이 살아나기 시작한게 무엇보다 큰 호재.
배트가 나가려다가도 공이 빠진다 싶으면 순간적으로 거둬들일 수 있는 특유의 순발력을 되찾자 자신감을 회복했다.
한동안 왼쪽 허벅지 근육통으로 전매특허인 도루를 소홀히 했지만 날씨가 점점 더워지면서 상태가 많이 좋아졌다.
21일 현재 도루 8개로 이름값에는 도저히 못 미치는 숫자.
하지만 이제부터 매게임당 한번꼴로 시험삼아 도루를 시도해 보고 다리가 아프지 않으면 몰아치기로 베이스를 훔칠 작정이다.
전준호가 완전히 고개를 든다면 현대의 팀분위기도 한결 활기를 되찾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