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카스배천원전] ○김명환 3단 ●정대상 7단
기사입력 1997년 05월 22일 14시 26분
그중 하나만 삐끗해도 공격은 유연함을 잃게 된다.
다시말해 공격이란 그 자체가 돌의 자연스런 흐름이라는 것이다.
백 42는 이른바 기대기전법이다.
평범한 수로는 백도 우변에서의 타개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일견 당연해 보이는 흑 43이 문제의 한수였다는 것이다.
백 44로 뻗자 그때 흑 45로 내려서 본격적인 공격의 채비를 갖췄는데 돌의 리듬 상엔 하자가 없지만 박자가 한 템포 늦었다는 평.
즉 흑 1로 곧장 백을 양분해가는 것이 강력했다.
백이 위쪽을 포기하고 2로 끼워 아래쪽을 수습하려는 것도 5까지 어렵다.
백으로서 최선은 백 2로 붙여 위쪽 말을 수습하는 것.
흑 3에는 백 4．6으로 모양을 갖춘다.
이것은 중앙 흑 말도 미생이고 A로 움직이는 맛 등이 남아 백도 둘만 하지만 흑으로서도 이것이 최선이었다.
공격이 자연스럽지 못하면 무리성을 띠게 마련.
백 46으로 꼬부릴 때 흑 47．49는 내친 걸음이지만 왠지 `억지'같은 느낌을 배제할 수 없다.
비록 위쪽 백 말을 포획하는 소기의 목적은 달성했는지 몰라도 우하귀에서 그 대가를 톡톡히 치를 판.
백 50 이하 오히려 타개의 백 손길에서 부드러움을 느끼게 된다.
이어 백 58．60이 멋진 맥점.
66까지 우하귀가 돌파당하고 하변의 흑 ▲가 차단돼 흑으로선 우변 백 말을 잡은 대가를 여실히 지불하고 있는 장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