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병호] 부쩍 커버린 두살바기 사자
기사입력 1997년 05월 21일 14시 35분
삼성 마운드는 항상 불안하다.
박충식 김상엽 등 기둥투수들이 아직 정상 컨디션이 아니어서 언제든지 무너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2년생 전병호（24）가 팀 `마운드의 지킴이'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전병호는 위력적인 투구가 아니지만 깔끔한 경기운영으로 팀의 새로운 에이스로 떠올랐다.
지난 20일 전주 쌍방울전에서는 6⅔이닝을 5안타 1실점으로 막아 팀내 최다승인 3승째를 올렸다.
최고시속 145㎞의 빠른 직구와 슬라이더 커브 등 다양한 변화구를 앞세워 오랜만에 안정된 피칭을 했다.
"볼에 자신이 생긴다. 앞으로는 도망가는 피칭 보다는 정면승부를 할 예정이다."
전병호는 아직 정상이 아니다.
불펜피칭과는 달리 마운드에 올라가면 볼의 위력도 떨어지고 컨트롤도 들쭉날쭉한다.
위기를 맞으면 볼이 가운데로 몰리거나 4구를 허용하는 불안한 피칭으로 일치감치 마운드에서 쫓겨나는 경우가 많았다.
지난 10일부터 2경기 연속 초반에 강판당한 것도 바로 이런 이유.
전병호는 지금까지 7차례 선발 등판중 완투승은 한번 밖에 기록하지 못했다.
그렇지만 요즘들어 타자와 승부하는 요령이 향상돼 머지않아 특급투수 대열에 들어설 가능성이 높다.
권영호 투수코치는 "점점 향상되고 있다. 기본적으로 빠른 볼을 가지고 있어 제구력만 안정되면 10승 이상은 무난하다"고 말했다.
이변이 없는한 10승 돌파가 무난한 전병호는 승수 보다는 방어율에 더 신경을 쓰고 있다.
에이스는 최소한 2점대의 방어율을 유지해야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