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필] 손볼데 없는 신인 선발만점
기사입력 1997년 05월 21일 14시 35분
역시 마무리 보다는 선발 체질인가 보다.
OB 신인 이경필（23）이 팀내 선발진의 중심축으로 자리잡고 있다.
시즌초 소방수로 뛰다 급작스레 보직을 바꾼 이경필은 두번째 선발등판인 20일 잠실 롯데전에서 완급을 조절하는 피칭으로 첫 선발승을 따냈다.
7⅓이닝 동안 삼진을 9개나 잡아내며 7안타 2실점.
연타를 허용하지 않는 솜씨도 돋보였지만 껌을 질겅질겅 씹으며 투구페이스를 늘였다 줄였다 타자들을 자유자재로 요리하는 모습이 도무지 신인같지가 않았다.
때론 최고시속 145㎞짜리 직구를 타자 몸쪽에 쑤셔대고 유리한 볼카운트에선 120㎞대의 `OK 체인지업'으로 헛스윙을 유도했다.
특히 포수로부터 공을 건네받으면 2∼3초내에 와인드업 모션으로 들어가 다이내믹하게 던지는 투구모습은 공격적인 투수의 전형.
두둑한 배짱과 게임운영 능력을 두루 갖춘 이경필을 김인식감독은 "특별히 손 볼 곳이 없는 완성품"이라고 평가하고 있으며 최일언투수코치는 "투수같은 투수"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이경필은 "역시 선발에 매력을 느낀다. 지든 이기든 1이닝부터 내 방식으로 경기를 풀어나가는 재미가 있기 때문"이라며 능글맞은 웃음을 지어 보인다.
`새로 샀어도 10년쯤은 된듯 편안한 옷'이라는 광고카피를 연상시키는 투수가 바로 이경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