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홍기] '스타는 위기서 빛난다'
기사입력 1997년 05월 20일 14시 37분
`별은 밤에 빛난다.'
프로축구 울산 현대의 신홍기（辛弘基．29）가 평범하나 의미있는 진리를 되새기게 했다.
어둠속에서 헤매는 현대에 밝은 빛을 선물한 것.
현대의 최근 상황은 그야말로 깜깜한 밤과 다름 없었다.
스트라이커 김종건이 위험한 플레이로 지난 8일자로 2게임 출전정지를 당한데 이어 지난 14일에는 기대주 황승주가 부상으로 머리를 30바늘이나 꿰맸다.
또 이문석은 이날 퇴장으로 1게임 출전을 하지 못한데다 월드컵 대표로 서동명 김상훈 유상철이 차출된 상태.
따라서 지난 18일 동해 일화전은 반쪽 전력으로 임했지만 라피도컵 2연패를 위해서는 무조건 이겨야 하는 중요한 경기였다.
라이벌 대우가 이미 3승1무를 달리고 있기에 패배는 곧바로 우승전선 초반다툼의 치명상이었던 것.
하지만 이 어둠속에서 스타 신홍기의 역할은 더욱 돋보였다.
오른쪽 사이드에서 일화 공격진을 효과적으로 차단하면서 빠른 공격 가담으로 일화 수비진을 혼란에 빠뜨렸다.
일화 수비진은 현대의 투톱과 플레이 메이커에 정신을 집중하다 그가 순간적으로 오른쪽을 돌파하면 당황하기 일쑤였다.
결승골도 결국은 그의 발에서 비롯됐다. 전반 20분 중원을 공략하던 신홍기가 문전으로 길게 찔러준 볼을 송주석이 골네트를 흔든 것.
이 패스 하나로 현대에 끼어 있던 먹구름은 거의 씻어졌다.
밤하늘을 밝히는 별중의 별로 확인받은 신홍기.
그에게 빛나는 플레이는 언제나 끝이 없는 시작일 뿐이다.
"정규리그인 라피도컵 2연패를 위해서는 아직도 할일이 너무 많습니다." 위기를 호기로 생각하는 남자 신홍기_.
그에게는 항상 자신감이 넘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