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장기 기획물 없는 공영방송
기사입력 1997년 05월 20일 14시 23분
공영방송 KBS가 장기 기획드라마 하나없어 `공영'을 외면하고 있다.
MBC와 SBS에서는 수년간 투자한 장기 기획드라마를 내놓는데, 거꾸로 이를 전담해야 할 KBS가 작년부터 연속극에만 치중, `장기기획'은 전무한 것이다.
기획은 커녕, 기껏 주말극에다 `방송 70주년 KBS 50주년 특별기획'이라는 수식어를 달아 광고단가를 높이려는 잔재주만 피우고 있다.
현재 MBC는 1년여를 투자한 `산'이란 드라마를 방송중이며, SBS도 연초까지 2년의 기획－제작기간을 거친 `임꺽정'을 방송해 성공했다.
그런데 KBS는 작년부터 `장기 기획'이란 눈을 씻고도 찾아볼 수 없다. 굳이 들추면 공영 냄새가 나는 `신TV문학관'이 있었는데, 이도 곧 폐지될 위기에 처했다.
작년부터 기획했던 자연드라마 `산속의 피아니스트'도 며칠 촬영까지 하고서는 무슨 이유에서인지 폐기처분됐다.
이유는 사측의 `돈'과 `시청률' 최우선논리 때문이라는 게 KBS안팎의 중론. 즉 최고간부의 마인드가 오로지 `시청률'과 `경제성'인데, 일선 PD가 괜히 골치아픈 기획으로 사서 고생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이 마당에 KBS드라마가 최근 침체에 빠진 것은 당연하다. 모든 총력을 주요 연속극에 투자해 여력이 없어졌고, 연기자 관리를 제대로 못해 시청률에 절대적 기여를 했던 스타들도 죄다 빠져 나가버렸다.
KBS가 스스로 판 `시청률'이란 무덤에 묻혀버린 형국이다.
